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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 고대에서 시작된다
  • 글쓴이 : 고대 TODAY
  • 조회 : 1830
  • 일 자 : 2018-01-02


SPECIAL THEME
박길성 교육부총장
미래교육, 고대에서 시작된다    

이름 하여 ‘큰 그림’이다.
고대가 생각하는 교육개혁은 비단 고대만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교육에 관한 ‘국가의제’를 설정하고, 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관행의 늪에 빠져있던 교육의 틀을 변화시켜,
한국사회 전체를 정의롭고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고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지난 2년간 고대에 불어온 교육개혁의 바람과, 그 바람이 당도할 교육희망의 바다로 지금 떠나본다.

 창밖으로 올해의 첫눈이 흩날린다. 참으로 기막힌 ‘타이밍’이다. 그가 미래 대학교육의 청사진을 얘기하기 시작할 때, 첫눈치곤 꽤 소담한 눈발이 ‘기다렸다는 듯’ 쏟아진다. 길 위의 지저분한 풍경을 하얗게 덮어버리는 눈처럼, 우리 사회의 어둠과 절망 위에 희망의 빛을 내리는 것이 다름 아닌 교육이다. 이제 겨우 인터뷰의 시작인데, ‘희망의 눈’으로 뒤덮일 우리 사회가 서둘러 눈앞에 그려진다. “교육은 단순한 제도가 아니라 그 사회의 ‘문화’예요. 오랜 기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어 왔던 것들,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 온 ‘고정관념’을 넘어서지 않으면 교육개혁은 시작되지 않아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우리 고대는 단지 변화에 대처하는 것을 넘어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어요. 우리의 목표는 단지 고대만을 변화시키는 게 아니에요. 우리의 앞선 실험들이 우리 사회 전체를 바꾸는 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교육에 관한 국가의제를 만들고 그 해법을 제시하는 것. 그 일을 고대가 해낼 거예요.”

 

 

교육개혁의 메카, 고대

 지난 3월 교육부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타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로부터 ‘고대는 정말 그렇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수시로 들어왔다. 관행의 틀을 깨는 교육개혁들이 그만큼 많았던 까닭이다. 셀 수 없이 많은 개혁들이 있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큰 고대의 변화는 입학처를 없애고 ‘인재발굴처’를 신설한 것이다. 인재발굴의 의미는 말 그대로 ‘발굴’에 있다. 성적이 조금이라도 높은 학생을 수동적으로 뽑던 과거와 달리, 무한한 잠재력을 품은 ‘원석’을 능동적으로 찾아내 훌륭한 ‘보석’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가능하려면 ‘잘 기획된 교육’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고대라면 문제없다. 커리큘럼은 물론이고 비교과과정을 재구조화해, 기존의 지식 전수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대학을 ‘지식의 놀이터’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의 놀이터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자기설계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인재들을 고대에서 길러내는 셈이다.
 “국내 최초로 ‘강의실 없는 건물’을 짓고 있다는 것도 유의미한 변화예요. 111개의 토론실과 111개의 개인집중실이 있는 SK미래관이 그곳인데, 이런 공간이 생겨날 수 있었던 건 교육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거꾸로 교실(Flipped class)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과거엔 교수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수했지만 이 교실은 그 반대예요. 수업시간에 다뤄야 할 내용을 학생들이 사전에 숙지하면, 교수가 그 내용을 가다듬고 논제를 끄집어내는 데 도움을 줘요. 그리고 15~20명 단위로 분반을 해서, ‘티칭 펠로우(대학원생들)’와 함께 실제사례를 적용하거나 집단토론을 하며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그 수업에 최적화된 공간이 SK미래관이에요.” 다행히 교수와 학생들의 반응이 뜨겁다. 2016년 2학기에 12과목이던 ‘거꾸로 교실’은 1년이 지난 지금 28과목으로 대폭 늘어났다. 점점 더 확대될 것이 빤하다. 당장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도, 언젠가는 그 빛을 발하리라 ‘믿고’ 묵묵히 기다리는 것. 그것이 교육의 길이라는 걸 고대는 잘 알고 있다. 가장 느린 변화의 길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하는 교육

 “장학제도의 변화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요. 기존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줬지만, 지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하는 데 장학금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요. 그 장학금이 ‘정의장학금’입니다. 그렇다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소외시키는 건 아니에요. 그들 가운데 창업이나 해외진출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언제든 돕고 있어요. ‘진리장학금’이 그것입니다. 다른 대학에서도 우리의 길을 걷게 될 거라 생각해요. 그게 ‘바른 길’이니까요.” 고대가 꿈꾸는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과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하는 교육이다. 창의성은 ‘내 얘기’, ‘내 생각’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시대다. 학생들에게 당장 취업에 필요한 무언가를 줄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사고의 근력’을 키워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사고의 근력을 키우려면 ‘인문학’으로 통칭되는 교양교육이 가장 필요하다는 게 고대의 생각이다. 거기서 출발한 고대만의 특별한 수업이 <자유정의진리>라는 이름의 공통교양 과목이다. 2017년 2학기에 실험적으로 운영된 이 과목은 내년부터, 고대의 모든 학생들이 연속으로 두 학기 동안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이 된다. 동영상 강의를 통해 인류사회의 다양한 지적 주제들을 탐구하고 토론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이 수업의 목적이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질문’하고 ‘성찰’하는 힘이 저절로 키워질 거라 믿고 있다. “사고의 근력을 키워주기 위해 전공 간의 벽을 허물었어요. 주체, 언어, 이상, 욕망, 문화, 예술 등을 중심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가치 탐구의 양상을 살펴보는 <자유정의진리Ⅰ>은 수학, 논리학, 인식론, 언어학, 인지과학, 사회학, 정치학, 정신분석학, 미학, 문화인류학 등의 융합으로 탄생했어요. 지각, 공간, 시간, 몸, 법, 경제 등을 중심으로 세계에 대한 이해와 실천적 인식의 패러다임을 연구하는 <자유정의진리Ⅱ>는 과학기술, 지각이론, 사회학, 천문학, 지리학, 문화이론, 자연과학, 철학, 젠더이론, 생명과학 등의 융합으로 만들어졌고요.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의 기대가 커요.”
 그게 끝이 아니다. 사고의 근력을 키워주기 위해 <글쓰기>라는 강의를 교양필수 과목으로 계획하고 있다. 글쓰기 수업은 단순히 글을 잘 짓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논리적인 주장과 합리적인 소통을 위해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필수라고 고대는 생각한다. 미국의 명문대학에선 이미 시행되고 있는 교양과목이다. 고대에서 ‘먼저’ 시작하면, 다른 대학으로 자연스레 퍼져나갈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공식이 이거잖아요. E=mc². 난 이 공식을 이렇게 풀이해요. E(energy)는 학생의 성과 · 창의성, m(memory)은 학생의 학습활동량, c(curiosity)는 학생의 호기심. 주목할 것은 호기심에 붙은 ‘제곱’이에요. 이제 학습활동량만으로는 안돼요. 호기심을 기르고 질문할 줄 알아야, 반짝이는 창의성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런 인재를 키우는 게 우리 교육의 숙제예요.” 누구보다 변화에 앞장서왔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고대엔 있다. 바로 학교와 학생에 대한 사랑이다. ‘미래교육은 고대로 통할 것’이라는 고대의 비전이 과장으로 다가오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사랑보다 힘이 센 건 세상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