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 KOREA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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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469024
일 자 :
2016-03-08
조회 :
8786
글쓴이 :
관리자
[뉴스] 고려대학교 2016학년도 입학식(염재호 총장 식사)
2016.2.29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입학식


https://youtu.be/8amazOZ-FXE



2016년 입학식사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자유, 정의, 진리의 전당인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111년의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고려대학교의 가족이  된 것을 평생 큰 자부심으로 여기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선배들이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의 선택이 고대를 다닌 것이었다고 고백하듯이, 여러분도 오늘을 여러분 인생에서 최고의 날로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정확히 43년 전, 저도 여러분처럼 신입생으로 입학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당시 김상협 총장님이 하신 말씀 가운데,  "대학생이 누리는 자유의 특권으로 진리탐구의 책임과 기대를 저버리지 말라"고 하셨던 것이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제가 고대를 다녔던 70년대는 대학진학률이 20% 남짓해서 대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은 남달랐습니다. 


당시는 나라가 혼란하고 경제도 어려웠기 때문에 대학생의 특권을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사회는 대학생에게 남다른 사회적 소명의식을 기대했습니다. 

특히 고대생들은 "눌린 자를 쳐 들기에, 굽은 것 펴기에 쓰리로다,    부리리라 이 힘과 이 생명"이라는 구교가의 가사처럼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것을 엘리트로서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사명으로 인식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세상은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갖고 고려대학교에 입학하였습니까?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은 대학진학율 80%에 육박해서 보편 교육화되었지만, 아직도 우리 고려대학교와 같이 명문대학에 들어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처럼 각고의 노력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행운의 면류관을 쓰게 되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영광은 잠시뿐 대학의 낭만과 지식의 향유를 즐기기도 전에 또 다시 학점과 스펙의 경쟁에 빠져 들어가는 여러분의 모습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졸업 후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수단적 가치로만 대학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 시각입니다. 


대학은 여러분이 인생에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열린사회입니다. 


무한한 상상력, 왕성한 호기심, 한없는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유일한 공간이 바로 대학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대학생의 특권을 낭비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는 미래를 향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수명은 100세 이상으로 연장되고 있으며, 인간의 노동은 자동화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최근 열렸던 세계경제지도자들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는 2016년   주제로 ‘제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을 선정하고, 이를 21세기 여러분이 마주쳐야 할 미래사회 패러다임으로 제시했습니다. 


여러분이 대학을 졸업하고 맞이하게 될 21세기는 20세기와는 전혀   다른 문명사적 대전환기가 될 것입니다. 


20세기의 고용사회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미래는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전개될 것입니다. 


20세기의 표준화되고 보편화된 지식을 습득하는 것만으로는 21세기형 인재가 될 수 없습니다.



미래의 희망을 꿈꾸는 신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이 교정에서 '개척하는 지성'으로 성장하여 멋진 미래를 헤쳐 나가는 인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소위 SKY대학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에 들어왔다는   벅찬 감동과 자만심에 도취되어 사년을 허송세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단 한 번뿐인 여러분의 삶을 위해 고려대학교에서 큰 꿈을 키우십시오. 


고려대학교는 화려하고 안락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유람선을 기다리는 승객이 아니라 거친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손수 자신만의 요트를    만드는 개척자들을 키워내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거친 파도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진취성과 담대함을  키워야합니다. 


대학은 정형화되고 객관화된 지식만을 전달하는 학원이 아닙니다.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과 예술에 대한 끝없는 지식의 탐험을 해야 하는 망망대해와 같은 곳입니다. 


대학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새로운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부정될 수 있고,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는 지식의 각축장이 바로 대학입니다. 


기존의 지식을 넘어 끝없이 탐구하며 상상하던 개척자,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내 상상력을 자유롭게 끌어낼 수 있는 자질로 충만한 예술가입니다. 지식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합니다. 지식은 제한되어 있지만, 상상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인슈타인이 뛰어난 상상력으로 예견했던 중력파의 존재가 최근 라이고(LIGO) 실험을 통해 드디어 백 년 만에 확인되었습니다. 


21세기 정보사회에서 객관화된 형식지(explicit knowledge)의 가치는 제로에 가깝게 수렴할 것입니다. 


대부분의 지식은 이제 인터넷이나 기억장치를 통해 손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정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창의적으로 조합해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충만한 프로페셔널들만이 대접을 받는 시대로 변화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런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암묵지(tacit knowledge)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고려대학교에서 키워내야 합니다.



21세기는 공감의 시대입니다. 


효율과 경제적 가치가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되던 20세기에서   치열한 경쟁과 노력은 미덕이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가 우리에게 남긴 극한 경쟁은, 이기주의를 심화하고   불공정 경쟁으로 인한 사회분노와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해서   우리를 위험사회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21세기를 맞아 소통과 융합, 그리고 협업과 봉사를 통해 이웃과 사회 공동체를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책임있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인류와 전지구적 가치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외국어 단어 몇 개에 울고 웃는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결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들어온 고려대학교는 흔히 생각하는 일류대학이 아닙니다. 고려대학교는 단순히 성적과 스펙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대학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어느 다른 대학도 흉내 낼 수 없는 위대한 정신적 유산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기기 바로 전 을사늑약이   체결되던 1905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해야  한다는 “교육구국”의 사명 위에, 우리나라 최초로 민족의 힘에 의해  세워진 고등교육기관입니다. 


이를 위해 전통적 학문이었던 유학보다는 근대적 학문인 법률학,     그리고 현재의 경제학과 경영학에 해당하는 이재학과 같은 실학을   처음으로 가르쳤던 학문의 개척 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도 초가집이 즐비하던 1930년대에 허허벌판이었던     바로 이 안암골에 유럽의 성과도 같은 웅장한 건물들을 건축하여    자긍심 강한 민족의 인재를 배출하려 했던 인촌 선생의 선구자적 개척 정신이 스며들어 있는 곳이 바로 여러분이 입학한 고려대학교입니다. 


이러한 정신적 유산을 마음에 새긴 우리 고대생들은 자유, 정의, 진리의 교훈을 몸소 실천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는데 앞장 서 4.18 고대의거와 4.19 학생혁명을 주도했습니다. 


1970년대 위수령, 긴급조치 등 군대가 캠퍼스에 난입하는 휴교조치의 고난을 겪으면서도 군사독재에 항거했고,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서서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많은 희생을 기꺼이 감내했던 대학이 바로 고려대학교입니다. 


이와 함께 고려대학교는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산업화의 역군들을   배출하여 고도경제성장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만드는데 개척자적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이런 고려대와 고대 선배들의 위대한 개척 정신을 이어 받아 여러분은 이제 21세기 미래를 개척하는 지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고려대는 미래사회에 걸 맞은 교육의 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어가려고 합니다. 고려대는 개척하는 지성들의 지식 놀이터가 될 것  입니다. 여러분은 남들보다 먼저 미래의 대학을 다니게 될 것입니다. 출석부와 상대평가와 시험 감독으로 한껏 움츠러든 수동적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협업하며,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는 시간들을 보낼 것입니다. 


MOOC와 Flipped Learning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언제 어디서건 창조적인 학습이 이루어 질 것이고, 그런 결과물을 갖고    교수님과 선후배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장을 체험할 것입니다.


유연학기제를 통해 자유롭게 학기를 선택하고,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를 넘어 지구 반대편 미국, 유럽, 노르딕, 남미, 아프리카로 여러분의 개척범위를 넓혀갈 것입니다. 


KU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글로벌 프렌즈 장학금 등은 이미 여러분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창의적 상상력이 마음껏 발휘될 ‘(가칭) 개척마을’은 24시간 문이 열려있을 것입니다.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을 전수하는 곳이 아닌 교수와 학생이 지식을   함께 만들어가는 지식 창조의 공간으로 변모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이 고려대학교의 미래에서 크게 펼쳐지길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부모님과 가족에게 그 동안 말할 수 없는 사랑과 정성으로 우리 학생들을 잘 키워서 민족의 대학 고려대학교에 믿고 맡겨 주신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려대학교는 이들을 21세기 최고의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신입생 여러분은 부모님과 가족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자랑스러운 고대인으로, 글로벌 시대에 미래를 이끌어가는 개척하는 인재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자중자애(自重自愛)의 마음으로 뛰어난 지성과 지칠 줄 모르는 야성을 함께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강인한 개척 정신을 가진 용맹한 호랑이는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습니다. 이제 당당하게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는 맹호가 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고려대학교의 가족이 된 것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이 역사적인 만남을 우리 함께 오랫동안 기억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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