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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352
일 자 :
2015-03-12
조회 :
8545
글쓴이 :
관리자
2015 염재호 총장 입학식사 및 송길영 다음 소프트 부사장 격려사



2015년 입학식사

 

 

친애하는 신입생 여러분,

 

자유, 정의, 진리의 전당인 고려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제 여러분은 역사와 전통이 빛나는 고려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최고의 자긍심을 느끼면서 앞으로 사년 동안 미래의 꿈을 키우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꿈은 무엇입니까?

몇해 전 제가 중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인가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 교수, 대기업 CEO, 외교관 등 다양한 답이 나왔습니다. 여러분도 비슷한 대답을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들의 꿈일 수 없습니다. 이것은 꿈이 아니라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수단, 즉 직업에 불과한 것입니다. 꿈은 직업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평생에 걸쳐 부단히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적이자 가치여야 합니다.

 

단 한 번뿐인 여러분의 삶을 위해 고려대학교에서 큰 꿈을 키우십시오.

안암의 언덕에 들어오는 순간, 그 동안 가졌던 모든 가치와 생각을 던져버리고 더 큰 꿈을 품고 이루기 위해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우선 여러분이 무엇인가 성취했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위 SKY대학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에 들어왔다는 벅찬 감동과 자만심에 도취되어 사 년을 허송세월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값싼 위로에 만족하여 하루하루를 힘들다고 푸념하며 허비해버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무한경쟁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학점의 노예가 되어 취업준비로 사년을 보내는 "어리석은 모범생"이 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우리 신입생들을 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김민기 씨가 작곡하고 양희은 씨가 부른 "봉우"라는 노래입니다. 가사의 일부는 이렇습니다.

 

봉우리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 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최고의 봉우리라고 생각했던 고려대학교의 입학은 그저 고갯마루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밑에서 올라올 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 봉우리에 올라와 보면 다시 다른 봉우리를 향해 나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긴 항해를 끝내고 항구에 도착하여 짐을 푸는 선원들이 아니라 저 거친 바다를 향해 또 다른 기나긴 항해를 떠나려고 짐을 꾸려야 하는 선원들인 것입니다.

 

21세기의 바다는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새롭고, 더욱 긴장되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제조업 중심의 20세기 대량생산체제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형식지(explicit knowledge)라고 하는 보편적 지식을 기계적으로 암기해서 전문가로 대접받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객관화된 형식지의 가치는 제로에 가깝게 수렴될 것입니다. 21세기는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창의적으로 조합해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암묵지(tacit knowledge)를 가진 프로페셔널들만이 대접을 받는 시대로 변화하게 됩니다. 자신만의 고유한 암묵지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만이 무한대의 가치로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주 고려대학교 제19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여러분을 "개척하는 지성"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 사 년간 여러분과 함께 21세기 지성의 미래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기 위해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개척정신을 여러분에게 키워주려고 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강인한 개척 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1905년 일제 강점기를 눈앞에 두고 민족이 말살될 위기 앞에서 교육만이 살 길이라는 "교육구국" 이념을 갖고 최초의 민립 고등교육기관으로 개척되었습니다. 구한말 고려대는 전통적 학문인 유학보다는 법률학, 경제학, 경영학 같은 실학을 통해 근대화의 인재를 육성하려던 학문의 개척 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도 초가집이 즐비하던 1930년대에 허허벌판이었던 안암골에 유럽의 성과도 같은 웅장한 건물들을 건축하여 자긍심 강한 민족의 인재를 배출하려 했던 인촌 선생의 선구자적인 개척 정신이 있었습니다. , 자유, 정의, 진리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우리나라를,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만든 우리 선배들의 개척정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재와 부정선거에 저항하여 4.19 학생 혁명을 주도한 4.18 개척 정신과 군사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 투쟁의 개척 정신이 있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이런 선배들의 위대한 개척 정??어야 합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한탄하고 풀죽어 있는 청춘들에게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개척하는 지성이 되길 바랍니다. 이제 남의 탓만 하기보다는 미래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야 합니다. 미래를 열고, 미래를 이끌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개척 정신을 사 년간 연마하길 바랍니다. 개척하는 지성으로 우리 사회와 인류의 미래에 큰 희망을 주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부모님들,

사랑하는 아들 딸이 자랑스러운 고대인이 되기까지 그 동안 헌신하셨던 그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 고려대학교는 여러분의 자녀를 글로벌 시대에 미래를 이끌어가는 개척하는 인재로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고매한 인격과 뛰어난 지성을 함양시키겠습니다. 강인한 개척 정신을 가진 용맹한 호랑이로 키우겠습니다. 굶주려도 풀을 먹`지 않는, 포효하는 호랑이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다시 한번 고려대학교의 가족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부디 큰 꿈을 품고 인생의 긴 항해에서 개척하는 지성으로 가는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딛는 새끼 호랑이가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미래진행형의 삶을 부탁합니다.

 


-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존경하는 염재호 총장님과 여러 은사님, 교우님, 그리고 이 자리의 주인공이신 입학한 새로운 교우님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지금 가장 기뻐하실 가족 친지 여러분께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족한 제가 훌륭하신 여러분 앞에서 축사를 하게 된 영광을 얻었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어떻게 제가”라는 것이었습니다.

 

110년의 전통을 가진, 30만 이상의 교우님들이 함께 해온 고려대학교 입학식의 축사라면, 석학이나 사회지도층의 저명한 분들이 하시기 마련입니다.

만약 기업인이라면 전 세계적인 부를 이루고 사회에 엄청난 기여를 한 분들이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터인데, 보통 사람에 불과한 저에게 축사를 부탁하신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제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기에, 저의 그 세가지 이야기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 이유는, 제가 정해진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전산과학과를 입학하여 박사과정에 이르기까지, 계속 고려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그 과학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수많은 데이터 속에 감춰진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데이터가 단순히 0과 1의 무한한 배열에 그치지 않고, 조직과 사회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로, 더 나아가 인류의 질문에 대한 ‘통찰’로 구체화되어가는 과정을 밟아 나가며 저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대규모의 데이터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을 통해 인류가 이제 처음 갖게 된 것으로, 마치 희랍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의 선물과 같다 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인류에게 주어진 ‘데이터’라는 선물을 분석하는 것은 전인미답의 길과 같습니다.

 

사업으로서 이 일을 시작할 때 모든 사람들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더욱이 기술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고, 이를 다시 통찰로 정제하여 제공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업무 체계를 넘어서야 했기에, 어느않았습니다. 기업의 생리상, 생존을 위해서 성과와 보상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어느 누구도 하지 않은 일, 기존 관행이 없는 일을 하려는 저의 시도에 무모한 일이라 말했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몰랐기에 할 수 있었던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무모함은 실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결과를 뚝심 있게 만들어내기 위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삶은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의 끝을 알 수 없기에 이를 때로 운명이라 부르지만, 그 수많은 선택은 앞선 의지에 의해 한 곳으로 모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삶의 수 많은 선택 속, 중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힘, 바로 그것이 의지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에 의해 인생이 설명될 수 있을 때, 그 삶 또한 한 곳으로 수렴하는 의미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요. 먼저 뜻을 세우고 그 뜻을 좇는다면,수많은 어려움으로 때론 멈춰 쉬고, 때론 돌아가더라도, 결국 그 끝은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의지의 중심은 언제나 더 높고, 더 넒은 대상을 향해야 함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사보다 조직을, 조직보다 고객을, 고객보다 사람을, 사람보다 인류를 향하는 것과 같이, 더 높은 곳을 보는 힘은 언제나 순리를 따르며, 더 높은 뜻은 그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저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마치 울창한 숲 속에서 새로이 길을 만들어 나가는 것과 같은 심정입니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교우님들에게도 말씀드립니다.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여러분의 용기와 수고로움이 다른 이들의 삶을 조금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 또한 앞선 이들의 용기와 수고로움 덕분에 윤택해질 수 있었을 터입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모두가 조금씩 우리 인류라는 공동체에 진 빚들을 갚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두번째 이유는, 제가 분류하기 불가능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현생 인류는 모둠살이를 하면서 각자 자신이 잘 하는 분야를 전문화시켜 분업하기 시작하였습니다.우리는 그것을 ‘직업’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일은 지금까지의 직업 분류로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대규모 데이터 속에 담겨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과 기관들이 사람들을 위해 일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과학을 전공했으나, 인문의 통찰을 얻어내어, 경영과 행정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성격이 다른 조직들을 서로 소통하게 하는 번역가로서 자리매김하고자 합니다.

 

이런 저를 가리켜 세상은 빅데이터 전문가, 트렌드 분석가, 데이터 분석가로 다양하게 부르지만 그 어떤 명칭도 정확하게 제가 하는 일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제 스스로 제 일을 “Mining Minds ? 마음을 캐는 일”이라고 정의하였고, 어느덧 그것이 제 사명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분류되지 않는 것, 그것은 새로운 형식과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이들과 함께 분류되는 순간,그 존재의 의미는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것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자신만의 Identity를 가지는 것입니다.

 

오늘 새로운 시작을 하시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세상의 눈에 의해 분류되는 세칭 ‘안정된 직업’은 이제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대학과 같은 고등교육의 혜택이 전체 국민의 80% 이상에게 제공되고 있지만 질 높은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나지 않습니다.

더욱이 인공지능의 발달과 자동화된 로봇의 출현은 현행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오던 일들마저 빠르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로봇 공학자의 논문에 따른다면 20년 이내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진다는 암울한 미래가 예측되기도 합니다.뿐만 아니라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며 글로벌 협력이 빛의 속도로 이루어지는 시대에서는 작은 집단에서 유지되던 지금까지의 경쟁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께서는 지금까지 보호되던 직업이 지속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혜안을 가지시고, 각자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세상 속 잣대로 분류되지 않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세상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눈높이를 높이기 위해 존재하시길 희망합니다.

 

세번째 이유는, 저는 평생 배우고 있는 학생이라는 사실입니다.

 

학부와 대학원을 거친 후 사회에서 새로운 경력을 만들어 나가며 저는 모교의 많은 교수님들께 큰 가르침을 얻었습니다.

단지 과정에 있을 때 받은 수업과 가르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정을 마치고 일을 하며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전공을 불문하고 수많은 교수님들을 찾아뵈며 가르침을 구했습니다. 저와 함께 일할 직원을 모셔올 때에도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분야의 전공을 우선하였습니다. 제가 과학과 공학을 전공하였기에 인문적 소양이 부족하여 심리학, 사회학, 철학, 종교학, 인류학, 경제학을 공부한 직원들을 모셔왔습니다.

때로는 세미나나 수업에서, 때로는 식사와 차를 함께하며 교수님들께서 제가 주신, 저에게 꼭 필요했던 맞춤형의 조언들은 저에게 셀 수 없는 크기의 혜안으로 다가왔습니다.

연구와 강의에 바쁘신 와중에도 고려대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낌없이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주신 교수님들을 통해서 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배움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인연을 통해 공부는 대학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시작하여 평생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 세상의 관점에서 인재를 양성하는 명문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큰 영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입학과 동시에 평생의 꿈을 이루었다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입학 후 실상은 다를 수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져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 디커플링의 세계 속, 입학과 동시에 도서관에서 취업을 위한 스펙 11종 세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믿기 힘든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분들에게는 통과의례와 같은 입학식이 끝난 후, 입학의 꿈이 다시 취업의 꿈으로 바뀌어 4년여 캠퍼스에서의 기간이 직업을 얻기 위한 자격을 획득하는 수단으로 전락될지 모릅니다.

 

이것을 저는 경계합니다.

 

제가 조금 먼저 겪어온 경험을 감히 말씀드린다면 배움은 평생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지식은 한없이 일천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자체가 지금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발견과 통찰을 얻고 있기에, 끊임없이 그들의 통찰을 배우며 나의 지식을 현행화해야 합니다.

 

이러한 배움의 장이 지난 110년 넘게 지속되어 오고 있으며, 또한 우리에게도 계속 베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모교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처럼 값을 매길 수 없는 ‘평생 배움’의 자유이용권을 얻게 되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혹 이러한 특권을 앞으로의 인생에서 처음 4년만 사용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시길 일깨워드립니다.

 

비록 저는 여러 선배님들과 비교할 때 한없이 부족한 경험을 가졌으나, 오늘 이 자리의 주인공이신 분들에게 끝으로 한마디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도, 그리고 오늘 무엇인가를 하면 내일 완성되어 여생에 그 결과를 누리기만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삶을 충실히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우주의 큰 인연을 받아 얻게 된 인간으로서의 이 삶이,그 기회를 얻지 못한 다른 생명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요.

우리가 살아간 결과로 남게 되는 ‘존재의 흔적’이 함께 세상을 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생명들에게 무엇인가 작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 모두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지금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고 부디 오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삶이 하루 하루 충실히 만들어 나가는 현재진행형을 넘어 앞으로도 지속되는 미래진행형이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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