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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서 창업교육 받은 ‘새터민 사장님 1호’ 간판 내걸다
  •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팀
  • 조회 : 5590
  • 일 자 : 2016-08-26


고려대서 창업교육 받은  ‘새터민 사장님 1호’ 간판 내걸다
북한이탈주민 취업·창업 지원 첫 번째 결실

 

 

 


이서연씨 점포 개점을 함께 수료한 창업1기 과정생들이 축하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지글지글 끓는 기름에 닭을 튀기는 손은 쉴 틈이 없다. 21m² 남짓, 크지 않은 점포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진다. 함경북도 어랑 출신 이서연 씨는 꿈에 그리던 ‘치킨집 사장님’이 됐다.


요리가 취미이자 특기인 이 씨는 북한에서 대학을 다닐 때 전공이 요리학과였다. 그러나 대학을 마치고 스물 넷 어린 나이에 중국행을 택했다. “1998년 북한을 나와서 2004년 한국에 올 때까지 중국에서의 시간이 제일 어렵고 힘들었어요. 미래가 불확실했으니까요”

한국에 도착한 후에는 여러 사무실을 거치며 일을 했다. “요새 일자리 찾는 것도 어렵잖아요. 이런 현실에서 창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 씨는 주변의 권유로 프랜차이즈 치킨집 운영을 시도했으나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 경쟁사의 위협, 금융부담 등 사업 환경이 불안정해져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고려대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취업·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는 내용을 접했다. 기회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개설 과정에 등록했다. 프로그램은 10개월 과정으로 고려대 교수들뿐 아니라 80명의 창업 컨설턴트가 강사진으로 참여했다. 컨설턴트들은 창업을 꿈꾸는 수강생들에게 창업 아이템 선정부터 사업 계획 프레젠테이션 요령까지 1:1 지도를 해주며 창업 노하우를 전달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하고 싶던 이 씨는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사업의 동업자이자 조력자인 남편이 든든하게 응원해줬다. 10개월간 3차에 걸쳐 기본부터 심화과정을 거쳐 최종 창업 경진대회까지 진출했다. 컨설턴트들에게 배운 내용을 모두 녹여서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그 결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고려대로부터 천만 원의 창업 지원도 받았다. 열매나눔재단 이천만 원 대출 지원도 받게 됐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수료 후에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나만의 가게’를 열었다. 점포 위치 선정부터 경영 전략에 대한 모든 것을 바꾸게 됐다. 그 결과 예전보다 매출액도 눈에 띄게 달라졌고 짧은 시간에 단골도 생겨났다. “옛날통닭 2마리에 9900원, 이익이 적더라도 고품질 저가격으로 손님들이 만족하는 통닭집이 목표”라는 이 씨는 이번에 새로이 오픈을 하면서 ‘소스무료제공’ 같은 이벤트와 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홍보 전략도 시도했다. 또한 테이크아웃 위주의 운영에서 배달서비스까지 접근성도 점차 넓혀나갈 생각이다. 고려대서 요식업 창업과 경영에 관한 현장 학습을 했던 경험도 살려볼 계획이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는 이번에 창업 1기 과정을 함께 수료한 인테리어업을 창업한 동료가 저가로 지원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보였다.

 

 

 

주요 인사들이 현판 제막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이윤정 고려대 가정교육과 이윤정 교수, 송태진 고려대 연구처장, 박태진 한국JP모

 

 

8월 24일(수) 이 씨의 가게에는 ‘고려대와 JP모건 창업아카데미 1기 1호점’이라는 현판이 걸렸다. 현판 제막식에는 염재호 고려대 총장, 어도선 고려대 사회봉사단장, 박태진 한국JP모건 사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해 이 씨의 창업을 축하했다.

 

염재호 총장은 “통일 대한민국을 대비하는 길은 남한에 있는 통일 이주민들의 성공적인 정착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고려대와 JP모건은 앞으로도 통일 이주민들에게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통해 그분들의 성공적 정착과 번영된 우리 통일 한국의 미래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진 한국JP모간 대표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감동했고 큰 보람을 느꼈다. 이번 창업교육 프로그램이 탈북주민들의 경제활동과 안정된 정착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여러분의 대박은 통일 대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가게 이름이 '꼬꼬두마리'인데 남북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의미도 담은 것이 아닐까 한다. 탈북민 문제를 다루면서 삼박자가 중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정부의 지원정책과 민간의 도움, 마지막으로 탈북민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오늘은 이런 삼박자가 잘 맞은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창업 1호점 이서연씨 부부


이서연 씨의 첫 번째 개점은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취업·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고려대의 실험이 1년 만에 맺은 첫 결실이다. 고려대는 2015년 6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진행한 '탈북 주민 창업 프로그램'을 수료한 탈북자 61명 가운데 이 씨를 비롯한 11명을 창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하고 창업 초기 자금 지원과 향후 3년간 컨설팅, 모니터링, 재교육 등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지난 해 대학의 사회문제 기여를 강조하며 “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탈북자들을 위해 매년 직업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탈북자 지원 정책이 아니라 대학이 그들과 함께하며 계속적으로 보완해 보겠다는 취지다. 국제 금융회사 JP모건은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2억 5천여만 원을 지원했다.

프로그램은 주관한 고려대 사회봉사단의 어도선 단장은 “대학의 사회적 공헌 영역이 다른 소외계층으로도 확대되어 대학의 공적 기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변 탈북 지인들에게 고려대 과정을 많이 추천했어요. 창업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배우고 후원을 받을 수 있는 과정은 드물거든요” 이 씨는 한국에서 새로이 터전을 잡아야하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안전하고 좀 더 전문적인 창업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현판식에는 함께 1기 창업과정을 수료한 동료들이 함께 자리해 축하의 인사를 나눴다. 이들 역시 현재 점포를 열었거나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이제 처음 창업 계획서를 들고 고려대를 찾았던 사장 ‘지망생’이 아닌, 자기만의 사업을 완성해가는 경쟁력을 겸비한 어엿한 ‘진짜’ 사장님들이다.

 

 


기사작성 :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
smk920@korea.ac.kr)
사진촬영 : 커뮤니케이션팀 김나윤(nayoonkim@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