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학교 발전에 정성을 다해주시는 고대 가족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올 한 해 동안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하고 계획하신 일들을 실천하면서 큰 성과와 보람을 거두시길 소망합니다.
지난 임인년(壬寅年), 우리 사회는 계속되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일상 회복을 향한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그동안 움츠렸던 경제가 되살아나고 시민들의 사회활동도 활발해졌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대학도 약 2년에 걸친 비대면 온라인 수업에서 벗어나 교수와 학생이 직접 강의실에서 만나는 대면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오랜만에 캠퍼스로 돌아온 학생들은 곳곳을 누비며 젊은 열기를 발산하고 교수님들께서도 강의실에서 새로운 열정으로 제자들을 맞이하고,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높은 책임감으로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고 계십니다. 이와 함께 3년 만에 정기고연전이 열렸고, 우리는 승리하였습니다. 2016년 정기전 이후 6년 만의 종합우승이라 그 감격은 더욱 컸습니다. 정기전 승리의 기쁨과 감동이 올해에도 이어져 우리 고려대학교에 밝고 활기찬 기운이 가득차기를 기대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년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문명사적 재난에 대응하면서 새로운 사회질서를 모색하고 시대변화에 부합하는 교육 패러다임을 찾아 실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 양성과 세계를 변화시키는 대학을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소명에 부응하는 대학 혁신을 추구해 왔습니다.
참여형 스마트 캠퍼스 구축사업을 통해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기술적인 요소를 적용한 연구‧교육 환경을 만들었으며, 학생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신분증과 통합 앱을 통해 학교 시설 이용은 물론 금융결제까지 편리하게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코로나 19가 번창하던 2020년 ‘넥스트 노멀 위원회’를 설치하여 팬데믹 이후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는 지식과 정보의 분석, 제도 개선과 정책 개발을 통해 미래 사회를 선도할 새로운 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지능대학원을 설립한 데 이어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첨단 분야의 학과 신설도 이루어냈습니다. 반도체공학과를 비롯해 신설 7개 학과에 이미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으며 올해는 삼성전자, 현대차 그룹과 각각 협력하여 설립한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 학부에 첫 신입생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규모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AI혁신 허브 사업 주관대학에 선정된 것에 이어 산학연 선도대학 육성사업인 LINC 3.0 사업에 서울캠퍼스와 세종캠퍼스가 모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의료원 역시 청담 고영캠퍼스의 준공으로 고려대의 강남시대를 열었으며, 백신과 신약개발의 전초기지인 메디사이언스파크 조성으로 첨단 미래 의학을 이끌어갈 기반을 갖췄습니다.
고려대의 이러한 혁신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의미있는 도전입니다. 총장 직속 ‘ESG위원회’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대학 혁신의 중요한 의제로 설정했습니다. 지난해 6월에 가진 탄소중립선언은 2045년까지 대학 내 모든 연구역량의 활용과 구성원 모두의 참여를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하나뿐인 지구를 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습니다. 지난해 연말에는 제1회 ‘다양성어워드’ 시상식을 가졌습니다. 이는 2019년 국내 사립대학 최초로 ‘다양성위원회’를 설립한 후 대학 구성원들이 공유해온 개방성과 포용성, 형평성의 가치를 더욱 확산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와 함께 고려대학교는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과제에 대해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이미 저출산,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고령사회연구원을 설립해 고려대학교가 축적해온 인문·사회과학, 공학, 의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역량을 결집해 그 해결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또한 통일융합연구원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언어, 역사, 보건의료와 공학, 환경에 이르는 모든 분야의 연구를 융복합적으로 수행하면서 우리 겨레의 숙원인 통일에 대비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고대 가족 여러분!
저는 고려대학교 역사와 혁신의 중심엔 우리 ‘고대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언제나 사람이 중심인 문화, 구성원 모두가 존중하고 협력하는 ‘고대다움’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앞으로도 이 문화가 잘 정착되길 소망합니다.
개교 118주년이 되는 2023년은 고려대학교 역사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먼저, 오는 3월 1일부터 제21대 김동원 신임 총장님의 임기가 시작됩니다. 신임 총장님과 함께 고려대학교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또 한 번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각종 규제와 등록금 동결에 의한 재정 악화 등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앞으로도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또 다른 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려대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그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고대인 모두의 협력으로 신임 총장님이 바라시는 ‘강한 고려대학교’로 발전하는 새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곧 개교 120주년을 맞이합니다. 2025년에 맞이하는 고려대학교의 두 번째 회갑인 120주년은 고려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성대한 축제이자 대학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3년을 앞둔 올해 2023년에는 개교 12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설계와 준비가 시작될 것입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구성원 모두의 각별한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1905년,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 ‘교육구국’의 숭고한 사명으로 개교하고, 1932년 학교를 인수한 인촌선생의 ‘공선사후’ 정신으로 성장해온 고려대학교는 온 겨레의 희망이자 등불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개교 120주년을 향해 가는 고려대학교가 이제 우리 겨레를 넘어 온 인류가 바라보는 등대이자 희망찬 미래를 인도하는 나침반이 되길 소망합니다.
올 한 해 고대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2일
총장 정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