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산업 회장 민남규 교우(농화학 66), 고려대가 노벨상 수상자 10명을 배출하는 학교가 될 때까지
  • 작성일 2025.11.26.
  • 작성자 고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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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산업 회장
 민남규 교우(농화학 66)


고려대가 노벨상 수상자
10명을 배출하는 학교가 될 때까지

민남규 교우

민남규 회장은 2014년 고려대학교에 50억 원의 기부금을 약정하고 납입하여 현재까지 개인 기부금액만도 누적 59억을 넘길 만큼 아낌없는 고대 사랑, 후배 사랑을 실천해 왔다. 김연아 교우와 함께 포브스 선정 아시아 기부 영웅 40인에 선정되기도 한 그는 최근에도 다시 한번 농화학과 교우회 장학금을 기부했다.

굶지 않기 위해 택했던 공부

"저는 그때, 굶지 않으려고 농화학과에 왔어요. 농사 관련된 공부를 하면 밥은 먹고 살지 않겠냐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지금 이렇게 기부까지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소탈한 웃음과 함께 이야기가 시작됐다.

가난과 싸워야 했던 1966년, 고려대 농화학과에 입학했다. 농학을 공부하면 최소한 굶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으로 농과 대학에 진학했지만, 정작 입학해서는 산악회와 ROTC 활동으로 공부할 틈이 없었다는 그는 그래도 대학 시절이 인생의 클라이맥스였다고 회상하며 또 한 번 웃는다. 운동부들이 모여 있던 슬레이트 가건물의 산악부에서 숙식하다시피 했다고. 졸업 후에는 교수님들이 창업한 회사에 취업했다. 회사가 몇 번의 부침을 겪고 문을 닫았지만, 성실히 일하는 그를 지켜봐 온 고객들의 권유로 첫 회사를 시작했다. "회사 이름이 고려화학이었어요. 제가 자랑할 게 고려대 말고는 없었거든요."

고려화학을 시작하고 어느 정도 안정되자 그는 차에 밀가루를 가득 싣고 동네의 굶주리는 이웃들에게 나눠주며 첫 기부의 삶을 시작했다. "밀가루 한 차 실어봤자 몇 푼 안 돼요. 그런데 그 70년대만 해도 배고픈 사람들이 진짜 많았어요. 한 차 실어다 나눠주면 여러 사람이 끼니를 챙길 수 있었는데, 그게 참 좋았어요." 첫 기부를 하게 해준 고려화학은 이후 위기와 극복을 겪으며 지금의 자강그룹으로 성장했다.

과학기술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믿음

그가 처음 모교에 기부를 결심한 것은 2014년이다. 생명과학대 교우회장으로 후배 학생들을 위해 '오정강당'을 건축하는 등 학교에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던 그는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고려대의 연구력을 후원하기로 결심했다.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이 특허 기술료 등 연구 로열티로만 매년 1조를 벌어요. 우리나라도 미래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달려 있지 않습니까? 우리 생명과학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10명이 나온다면, 우리 고려대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도 히브리대학처럼, 그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했어요."

지구 환경의 생태력 복원을 연구하는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이 그 첫번째 열매로 그는 1년에 5억씩 10년간 후원한다. 앞으로도 생명과학대 안에 10개의 훌륭한 연구소를 세우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오랜 후견인

그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초등학생 시절부터 오랫동안 후원해 왔다. '마침 재능 있는 좋은 연주자를 만나게 되어 후원을 꾸준히 해온 것일 뿐 예술을 잘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지만, 그는 국립극장 후원 이사를 역임했고 지금도 판소리를 즐기는 예인의 기질이 있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의 예에서 보듯 그는 꿈과 열정이 있는 젊은이를 후원하여 세계 최고의 예술가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고려대에서 노벨상 수상자 10명이 나오길 바라는 그의 꿈도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

"이제는 노벨상 수상자보다도 꿈나무를 데려와 키웁시다. 우리 대학이 더 발전하려면 진짜 히브리 대학처럼 과학기술을 키워야 하겠습니다. 지금 고려대는 연구 쪽에서 굉장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고, 석학들은 물론 뛰어난 신진 연구자도 많습니다. 이분들의 연구에 마중물을 붓는 기분으로 연구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고려대에서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노벨상 수상자를 키우는 꿈

"우리나라가 잘될 길은 과학기술에 있다고 믿어요. 요즘 후배들이 몇몇 인기 학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휩쓸리지는 않았으면 해요. 남들이 가지 않는 분야를 포함해서 자신이 자부심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길, 또 국가에 기여해서 우리나라가 스스로 더 융성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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