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김진원(경영학 90) · 한경희 교우(간호학 91), 후배들의 미래를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 작성일 2025.02.14
  • 작성자 고대투데이
  • 조회수 93


김진원·한경희 장학금
김진원(경영학 90) · 한경희 교우(간호학 91)
후배들의 미래를 밝히는 작은 등불이 되기를



김진원한경희교우
지난해 9월, 고려대 본관에서 김진원·한경희 교우 부부의 장학금 기부식이 열렸다. 두 사람이 후배들을 위해 쾌척한 2억 원은 올 1학기부터 7명의 학생에게 전달된다. 수혜 학생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졸업 때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모교를 위한 부부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진원 교우의 2015년 경영대학 발전기금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교우들의 소액 기부 캠페인인 'KUPC(KU Pride Club)'에 가입해 매월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입학 30주년을 맞이한 해에는 각각 경영학과와 간호학과에 1,000만 원을 기부하며 그 의미를 새겼다. 과학도서관 발전기금 캠페인 때도 과학도서관 내 의자와 테이블에 이름을 새기는 '네이밍 기부'에 참여했다.

이번 장학금은 후배들의 미래를 생각하는 선배의 진심을 담았다는 점에서 좀더 특별하다. 학생의 본업은 공부이고, 학창 시절은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믿는 두 사람은 학생들이 이 기간을 알차게 활용하기를 바랐다. 장학금을 학비 지원이 아닌 생활비로 특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등록금의 경우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의 지원이 비교적 많은 반면, 생활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는 학교의 설명에 마음을 굳혔다.
"한번 선발된 장학생은 특별히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졸업 때까지 지원하려고 합니다. 1년에 한두 번쯤은 만나서 밥도 먹고, 필요하다면 멘토 역할도 해 주고 싶어요. 미약하지만, 후배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는 데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 (김진원)

서른 살에 닥친 시련, 성장의 계기가 되다

김진원 교우는 경영학과 졸업 후 글로벌 기업인 P&G에 입사해 한동안 외국에서 생활했다. 미국에서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하기 위해 준비차 잠시 귀국한 것이 그의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부친은 경영하던 회사가 어려워지자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회사의 재정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설상가상, 부친은 그가 회사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돼 세상을 떠났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그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었다. 하지만 길게 방황할 여유가 없었다. 책을 읽고 열심히 공부하며 스스로 경영자의 능력을 키워 나갔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많이 성장했죠.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기회가 찾아 오더라고요. 19년 동안 운영하며 미국, 일본, 중국에도 회사를 설립할 정도로 잘 키웠어요. 2019년 사모펀드에 매각해 마무리도 성공적이었고요. 지금은 주로 개인투자자로 활동하며 사모펀드, 벤처,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어요.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고려대 의료기술 지주가 진행하는 의사 창업 프로그램인 'SPARK KU-MAGIC'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김진원)

딸과 함께

딸과 함께

그의 삶에서 가장 고비였던 그 시기, 힘이 된 사람은 바로 아내 한경희 교우다. 간호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를 거쳐 미국 병원에서 일했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서로 같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소식만 건너 들었을 뿐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쳤다. 당시 한경희 교우는 안암병원 간호사, 김진원 교우는 복학생이었다. 한눈에 서로를 알아봤고, 그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미국에서 생활할 때만 해도 한국행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어요. 잠시 한국에 들어갔던 남편의 학업 계획이 틀어지고, 갑자기 사업을 하게 되면서 결국 제가 미국 병원을 그만두고 돌아왔어요. 이후 외국인 학교에서 보건교사로 근무하다 2023년에 은퇴했어요. 처음엔 남편이 '5년만 하면 될 것 같다'고 해서 흔쾌히 들어왔는데, 지금까지 여기 살고 있어요(웃음)." (한경희)

겸손한 마음으로 실천하는, 의미 있는 사회 공헌

모교 기부 외에도 두 사람은 201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부부의 이름으로 각각 1억 원씩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었다. 이밖에도 오래전부터 집 근처 보육원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물품과 식자재 등을 후원하고 있고, 공통의 취미인 골프를 하면서 각자 버디를 할 때마다 10만 원씩 모아 매년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이제 두 사람에게 기부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이다.

"저희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잘 올 수 있었던 것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사회와 함께 이룬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진 것을 저희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와 나누고, 의미 있게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고 해요. 저희 두 사람 모두 모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학교 발전을 위한 일에도 열심히 힘을 보태겠습니다."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