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8주년 개교기념식사
  • 작성일 2023.05.05
  • 작성자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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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개교기념식사


 

존경하는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님, 승명호 교우회장님과 36만 교우님, 사랑하는 동료 교수님과 직원, 학생 여러분!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과 고대가족 여러분!

 

고려대학교는 오늘 백열여덟 번째 개교기념일을 맞이합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1905년 보성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했습니다. 대한제국의 내장원경 이용익 선생은 일본과 구미 제국의 침탈에 맞서 국권을 지키려 애쓰는 한편, 나라의 진정한 토대는 교육에 있다는 자각으로 보성전문학교를 설립하였습니다. 이용익, 손병희, 김성수 선생을 비롯한 역대 경영주와 총장, 교수, 교우, 직원, 학생 등, 모든 고려대 구성원은 “교육을 통하여 나라를 구하자”라는 숭고한 건학이념을 지키고 실천해 왔습니다.

 

고려대학교를 지키고 육성하는 일이 곧 민족과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는 믿음은, 비단 고려대 구성원만이 아니라 우리 온 겨레의 믿음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학교가 어려울 때 성미를 모아 보내주고, 개교 30주년 기념 중앙도서관을 지을 때 전국에서 성금이 모였으며, 4.18 의거에 나선 고대생들을 지키고 보호해 준 시민들이 고대생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의 첫 장을 열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고려대학교는 “겨레의 보람이요 정성이 뭉쳐 드높이 쌓아올린 공든 탑”이며, “자유 정의 진리의 전당”으로서, 한국 근현대 역사를 함께하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위업을 일구어왔습니다.

 

이제 2년 후면 우리 고려대학교는 개교 120주년을 맞이합니다. 동아시아에서는 60년을 시간의 큰 단위로 사람과 세계의 운명을 가늠해 왔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이제 그 시간의 수레바퀴가 크게 두 바퀴를 돌아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2025년 개교 120주년은 우리 고려대학교가 또 한 번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백열여덟 번째 개교 기념식은 고려대학교의 새로운 미래 120년을 향한 비전을 선포하고, 고려대 구성원들과 이를 공유하는 자리라는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과 고대가족 여러분!

 

개교 120주년을 준비하며 우리는 먼저,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위기의 현실을 직시해야합니다. 급격한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는 너무도 분명한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인재의 힘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에서 대학 교육의 위기는 또 한 번 국가 존망의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15년간의 등록금 동결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심각한 재정적자, 혁신기술을 앞세운 에듀테크 기업의 성장도 대학 위기의 큰 요인입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대학의 경쟁력이 크게 약해진 가운데 고려대학교 역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위기와 격변의 시기를 지혜롭게 이겨낸다면, 우리에게 더 큰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사회 격변기에는 전통적인 선두주자들이 뒤처지고 후발주자들이 부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대의 방향성을 정확히 읽고, 지혜롭게 대처하면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다면, 우리는 세계 대학교육의 굳건한 선두주자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개교 120주년을 준비하며 저는 영광스럽고 강한 고려대학교라는 비전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여러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를 함께 이뤄나가려고 합니다.

 

첫째, 고려대학교는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최근의 대학 위기는, 대학이 인류가 새롭게 당면한 여러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도전을 소홀히 한 채,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고답적인 학문과 고전 교육에 집착해온 것에 큰 원인이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급변하는 기술의 위협과 기회, 인류가 당면한 질병과 감염병, 식량문제와 환경문제 그리고 한국 사회의 양극화, 노령화, 통일문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국가와 인류의 미래 장기비전을 제시하는 대학이 되겠습니다.

 

이를 위해 고려대학교는 혁신적인 연구와 선도적인 교육 개혁을 시행할 것입니다. 혁신적인 연구를 위해, 세계의 석학을 하나의 연구 네트워크로 묶는 K-Club과 향후 10년내에 고대 교우와 교수들 중 노벨상, 필즈상, 튜링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적극 지원하는 ’KU-Nobel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자연과학, 공학, 의학 분야에 대한 연구지원을 강화하고, 고려대-옥스포드대-예일대가 공동으로 연례 학술포럼을 개최하며, 본교(KU)와 KAIST, KIST를 잇는 K³ 융복합 사이언스 벨트를 조성하겠습니다. 선도적인 교육 개혁으로는,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기술의 세계를 반영하는 교과과정 개편과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세상을 바꾸는 ‘Game Changer형’ 리더를 양성하겠습니다.

 

이처럼 연구와 교육에서의 다양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대학의 미래상을 제시하고, 창의적이며 이타적인 품성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고려대학교는 2050년까지 세계 30위, 아시아 1위 대학의 위상을 달성할 것입니다.

 

둘째, 강한 고려대학교로의 도약을 위해 건전한 재정과 균형 발전을 이뤄내겠습니다. 현재 많은 대학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는 사립대학에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역시 반드시 강건한 재정확충 방안을 마련해야만 안정적인 발전과 번영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20대 청년의 범주를 넘어 중장년층에 초점을 맞춘 생애주기별‧세대맞춤별 교육프로그램 개발, 전 세계의 한국어를 사용하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 혁신적인 메타버스형 교육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다양한 학위/비학위 과정을 운영함으로써 재정 확충에 나설 것입니다. 아울러 진정한 Global Campus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여 외국인이 전체 학생의 30%에 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대학 내 각 단위조직이 자율적으로 수익확충과 비용절감을 이뤄낼 수 있도록 분권화된 재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제로베이스 예산시스템을 도입할 것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강인한 응집력을 가진 대학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강한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캠퍼스의 균형 발전이 필요합니다. 인문사회계열의 학문간 융합과 통섭을 이루는 한편 순수학문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자연‧의학계열의 단과대학별 산학협동연구를 획기적으로 확충하겠습니다. 세종캠퍼스를 4차산업혁명에 특화된 행정수도 거점대학으로 발전시키고, 의과대학과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인적/물적 인프라의 균형 발전을 통해 세계적 연구중심병원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저는 고려대 구성원 모두가 더 빛나는 미래를 위해 혁신의 길을 함께 걸어갈 때, 반드시 강한 고려대학교의 영광이 실현된다고 확신합니다.

 

셋째, 개교 120주년 기념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고려대학교가 세계 명문대학으로 도약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개교 120주년 기념사업회의 출범을 알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고려대학교 개교 120주년 기념사업회는 법인, 학교, 교우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참여합니다.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10개의 분과 위원회로 구성돼 건립사업부터 정보인프라 구축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게 됩니다. 특히 120주년 기념사업의 성공을 위해 발전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되었습니다.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주신 구자열 회장님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2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우리 고려대학교는 연구와 교육, 시설과 정보인프라의 분야에서 오랜 숙원 사업들을 해결하고 큰 퀀텀점프를 이루고자 합니다. 120주년 기념사업으로 고려대학교는 국가와 인류의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대학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Next Intelligence”를 슬로건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의 성공은, 고려대학교의 미래 120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인류의 미래 120년에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36만 교우님들을 비롯해 고려대 구성원 모두가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120주년 기념사업에 참여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과 고대가족 여러분!

 

오늘 이 특별한 자리에서 그동안 학교 발전에 기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먼저 고려대학교에서 30년, 20년, 10년 근속하신 교수와 직원 선생님들에게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울러 뛰어난 강의와 연구, 행정 역량을 보여주신 석탑 강의상, 연구상, 기술상, 국제협력상, 공로상 수상자들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발전공로상 수상자이신 김해란, 장연소, 박준구, 김준태, 윤주홍 교우님과 고 구병삼 교수님, 그리고 KU프라이드클럽 어워드 수상자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우리 고려대학교의 큰 자랑인 교우회에서 선정한 여러 수상자님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모교방문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신 72학번, 82학번, 92학번 동기회 대표와 임원, 고대가족상 수상자님들, 그리고 모범지부에도 축하를 드립니다. 평생 의료봉사활동을 펼쳐오신 민병준 사회봉사상 수상자님, 그리고 고대인 최고의 명예인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을 수상하시는 문규영 회장님과 이만득 회장님께 존경과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고려대학교의 백열여덟 번째 생일을 다 함께 축하하며 많은 분들에게 뜻깊은 수상의 영광을 드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개교 120주년 비전을 제시하고 기념사업회 출범을 말씀드림으로써, 고려대학교의 지난 역사의 의미와 함께 미래의 영광을 꿈꾸고 공유하게 된 것을 뜻깊고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대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복, 그리고 고려대학교의 빛나는 미래와 영광이 영원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5일

 

총장 김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