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승명호 교우회장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자랑스러운 신입생들과 가족 여러분, 오늘 2026학년도 고려대학교 입학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고려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자랑스러운 고대 가족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이 시간은 여러분의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고 소중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설레는 대학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께, 먼저 ‘고대 정신’이 무엇인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고대 정신은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고려대학교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오늘날에도 고대인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며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정신입니다.
고대 정신의 첫 번째는 자신보다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주의 정신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운명이 위태로웠던 1905년, 이용익 선생의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자”는 교육구국(敎育救國)의 뜻으로 세운 보성전문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학교 경영을 맡은 손병희 선생은 3·1운동 민족 대표로 참여했고, 학교의 출판사인 보성사에서는 3·1독립선언서를 인쇄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김성수 선생은 전국을 다니며 민족의 뜻과 자금을 모아 학교의 기반을 세우고, 1946년 교명을 고려대학교로 변경해 오늘날의 세계명문대학으로 발전하는 기초를 놓았습니다. 즉, 고려대학교는 그 출발부터 민족의 염원과 뜻을 모아 민족의 힘으로 설립한 민족의 대학입니다.
이러한 이타주의를 이어받은 선배들은 조국의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1960년 4월 18일, 고대생 3,000여 명이 부정선거와 독재에 항거해 시위에 나섰고, 이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고려대학교는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앞장서 왔습니다. 사사로운 일보다 우리 사회와 민족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이타주의 정신은 1905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도 고대인의 가슴 속에 뜨겁게 맥박치고 있습니다.
고대 정신의 두 번째는 호연지기입니다. 이는 고대인만의 특유의 기상으로, 시련과 도전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불굴의 의지를 뜻합니다. 고려대학교는 근현대사의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스스로를 강화하고, 단결로 위기를 돌파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출된 인재들은 일류 국가 건설의 큰 뜻을 품고, 국가 재건과 산업화, 민주화, 세계화와 정보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세계적 한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호연지기의 정신을 이어받아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큰 목표를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강한 의지와 용기를 갖기 바랍니다.
고대 정신의 세 번째는 고대만의 친화력과 단결력입니다. 고대인들은 스승과 제자, 선후배와 동기 간의 관계가 돈독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예의를 지키는 동시에 강한 결속을 보여 왔습니다. 이 단결력은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과정의 시련 속에서 학교와 학생이 서로를 지켜 온 전통에서 비롯된 고대인만의 정서적 연대감입니다. 설문조사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 졸업생 1위가 언제나 고려대학교 졸업생이며, 고려대학교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한 대학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면, 많은 선배들이 고대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여러분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인생의 행로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염원으로 세워져 그 시작부터가 남다르며, 공동체를 향한 이타주의, 호연지기의 기상, 끈끈한 단결력의 고대 정신이 있기에, 신입생 여러분은 오늘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특별한 명문 대학에 입학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인생 선배이자 고려대학교의 교우로서, 또 모교의 총장으로서 오늘 축하의 말씀과 함께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 입학식 이후 고대생으로 커 나아가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
첫째, 크게 생각하고 높은 목표를 품으십시오! 역사적으로 고려대학교는 기능적인 지식인보다는 한국사의 획을 긋는 선 굵은 큰 인물들을 많이 배출해 왔습니다. 이제 고려대 입학이 목표였던 시간을 지나,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더 원대한 꿈을 품기 바랍니다. 고려대학교의 선배님들이 그러했듯이 작은 목표에만 머무르지 말고, 여러분 개인을 넘어서 국가와 민족, 세계와 인류를 생각하는, 큰 꿈을 세우십시오. 여러분 안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원대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십시오. 여러분이 잘 아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20대의 나이에 지금의 세계적 기업을 시작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고 세계와 인류에 공헌할 원대한 목표는 여러분의 나이부터 시작됩니다. 고려대학교는 신입생 여러분이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둘째, 저는 여러분에게 책 읽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책에는 인간과 세계를 깊이 성찰해 온 선인들의 지혜와 축적된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공간의 한계로 한 사람이 겪을 수 없는 무수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내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독서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더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힘을 길러 줍니다. 특히 AI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궁극적 판단과 책임은 결국 인간의 몫이므로 스스로의 지혜를 길러야 합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는 말처럼, 현자가 쓴 훌륭한 책은 여러분을 더 넓고 깊은 세계로 이끌 것입니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과 모험을 즐기기 바랍니다. 이제 대학 생활은 주어진 길을 따라가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탐색하고 선택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시간입니다. 낯선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길이 막혀도 좌절하기보다 다른 길을 찾는 인내와 지혜를 기르기 바랍니다.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1,000번 실패한 것이 아니다. 1,000가지 못 하는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 (I will not say I failed 1,000 times, I will say that I found 1,000 ways that won't work.)”라고 말했습니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입니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시행착오 앞에서도 자신을 잃지 마십시오. 대학 시절은 도전과 실패가 허락되는 가장 값진 성장의 시기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2026년은 고려대학교가 ‘Next Intelligence University’로 본격 도약하는 원년입니다. 여러분은 AI와 인간 지성이 결합된 새로운 교육 환경의 중심에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AI 기술은 인류 문명사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한 축이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전면적인 AI 융합 교육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AI 서비스와 AI 튜터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여러분이 AI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그 성과로 역량을 증명하는 실전적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
하지만 AI가 만들어 주는 편리함과 속도는, 동시에 우리에게 더 큰 윤리적, 도덕적 책임을 요구합니다. AI가 계산과 정보탐색 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여 줄수록,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고 책임 있게 선택하는 인간 지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Next Intelligence’는 AI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어떤 질문을 던지고, 결과를 어떻게 해석·판단하며, 그 선택에 책임질지는 결국 인간의 몫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고려대학교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토대로 윤리적·철학적 성찰, 공감과 소통, 비판적 사고와 통합적 사고에 대한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고려대학교는 인공지능과 인간 지성 두 요소를 균형 있게 결합한 인재 육성을 통해 미래사회의 복합적 난제를 해결하며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대학에서 인류의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본교에서 쌓게 될 지식과 품성은 평생의 자산이자, 세상과 나누게 될 힘이 될 것입니다. 120년 역사의 힘으로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도약하는 고려대학교, 그 힘찬 여정은 오늘, 여러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마음껏 도전하고, 마음껏 경험하길 바랍니다. 고려대학교는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있겠습니다.
특별한 명문대학 고려대학교로의 입학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2월 27일
총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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