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경하는 승명호 교우회장님, 졸업하는 후배들에게 축사를 전하고자 모교를 방문하신 최준영 기아 사장님, 그리고 이 자리를 함께해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자랑스러운 6천여 명 고대생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오늘 영광스러운 학위증서를 받고 새로운 출발선에 선 졸업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졸업생 한 명 한 명을 세계 최고의 지성과 훌륭한 품성을 갖춘 인재로 길러주신 고려대학교의 교수님들, 그리고 자녀가 고려대에 재학하는 동안 아낌없이 후원하고 격려해주신 학부모님들께도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언제나 뜨거운 모교사랑과 후배사랑으로 우리 졸업생들의 든든한 선배이자 후원자가 되어주시는 38만여 명의 교우님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졸업생들의 학교생활을 도와주신 직원 선생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사회로 나서는 지금,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식을 만들고 쓰는 방식, 그리고 직업의 형태와 일하는 방법까지 새롭게 바뀌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한복판에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AI 기술은 인류 문명사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제 우리는 이를 외면하거나 거스를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변화의 가장 앞줄에서 새로운 규칙을 먼저 만나고, 새로운 기회를 먼저 만들어갈 세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급격한 기술 진보의 이면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윤리적·철학적 성찰이 결여된 기술은 인류에게 축복이 아니라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AI가 계산과 정보 탐색에서 탁월할수록,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고 책임 있게 선택하는 인간 지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따라서 기술의 진보는 인간의 지혜와 성찰, 책임의식과 함께 인간 중심의 원칙 하에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고려대학교는 언제 어디에서나 친구 동료와 어울리고 이끄는 리더십, 그리고 자신보다 공동체를 앞세우는 공선사후의 이타주의적 정신을 교풍으로 형성해 왔습니다.
AI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인간 중심의 역량이 이미 고대인의 DNA로 깊게 자리 잡아온 것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축적해 온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AI와 인간 지성이 조화를 이루는 Next Intelligence University로서 인류의 미래사회에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선 졸업생 여러분이야말로 그 정신을 이어갈 주인공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길러온 가치와 품격을 가슴에 품고, 변화의 한가운데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책임 있는 선택으로 자신의 길을 열어가길 기대합니다.
이제 새로운 세계를 향해 닻을 올리게 될 여러분께 모교의 총장으로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어려운 문제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기 바랍니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여러분은 여러 도전과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마다 ‘기본’으로 돌아가 어려움을 헤쳐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기본’은 우리가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갈 때, 또 다양한 선택 앞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나침반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여러분이 축적한 비판적 사고와 탐구 정신,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는 여러분의 ‘기본’적인 가치로서 인생의 중요한 원칙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배운 학문적 깊이와 윤리적 기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을 확고히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그 기본이 바로 여러분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원칙이자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둘째,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습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지식의 반감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 번 익힌 지식이 수십 년간 유효했지만, 이제는 불과 수년 만에 새로운 연구와 발견으로 기존의 지식이 대체되거나 수정됩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과거의 지식을 아는 것보다는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이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학습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본교에서 배운 것에 만족하고 멈춘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지식을 융합하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능력이 앞으로의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역량이 될 것이며 여러분을 급변하는 세상에서 지속적인 성공으로 이끌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셋째, 호연지기로 세상에 맞서기를 바랍니다.
호연지기는 고대인만의 특유의 기상과 의지를 의미하며, 외부의 시련과 도전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불굴의 의지를 나타냅니다.
이 정신은 고려대학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시련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강화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단결하여 가혹한 도전을 이겨낸 역사를 바탕으로 생겨났습니다.
고대 선배들은 일제강점기에는 3.1운동의 선두에 서서 독립의 의지를 키웠고, 해방 이후 국가 재건을 이끄는 중심이 되었습니다.
고려대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은 피와 땀을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루고 산업화를 견인했습니다.
또한, 세계화와 정보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한류의 확산을 일으켰습니다.
이와 같은 호연지기는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큰 목표를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힘과 결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 호연지기의 정신을 이어받아,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하며, 결국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강한 의지와 용기를 가지기를 바랍니다.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우리 고려대학교는 120년이라는 깊은 역사와 힘 있는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120년을 열고 있습니다.
“널리 인재를 길러 나라를 구하자”라는 교육구국의 뜻과, 나보다는 민족과 겨레를 먼저 생각하는 공선사후의 가치를 실천하며, 고려대학교는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그 축적된 역사와 정신 위에서,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모교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대학에서 인류의 대학으로 힘차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학위수여식에 선 여러분은 한국 역사의 수많은 리더를 배출한 고려대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한 글로벌 인재입니다.
원대한 이상과 큰 생각을 품고 인류에 공헌하는 리더가 되어주십시오. 여러분 가운데에서 혁신적인 포부와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는 인물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눈앞의 이익과 좁은 자아에 갇혀 살기보다는, 세상을 넓게 멀리 보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겠다는 높은 꿈을 꾸는 청년이 되어주길 소망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고려대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리더로 성장할 것이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졸업생 여러분의 학위취득을 축하하며, 오늘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함께한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미래에 큰 영광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2월 25일
총장 김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