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승명호 교우회장님과 내외 귀빈 여러분, 자랑스러운 신입생들과 가족 여러분, 오늘 2025학년도 고려대학교 입학식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고려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자랑스러운 고대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 이 시간은 여러분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고 소중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설레는 대학 생활의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 여러분께 먼저 고려대학교의 정신, 즉 ‘고대 정신’이 무엇인지 설명을 드리면서 총장으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고대 정신은 고려대학교의 빛나는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고 고대인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정신이며, 고려대학교를 다른 대학과 다르게 특별하게 만드는 정신입니다.
고대 정신의 첫 번째는 자신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이타주의 정신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운명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1905년 개교했습니다. 이 난세에 대한제국 내장원경 이용익 선생은 “교육을 통해 나라를 구하자”라는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숭고한 건학이념으로 고려대학교의 전신(前身)인 보성전문학교를 세웠습니다. 이후 학교 경영을 맡은 손병희 선생은 3·1운동 당시 민족 대표였으며, 학교가 운영하는 출판사인 보성사에서는 3·1독립선언서를 인쇄했습니다. 그 뒤를 이은 인촌 김성수 선생은 전국을 몸소 다니시며 민족의 자금을 모아 지금의 서울캠퍼스를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1946년 교명을 고려대학교로 변경해 오늘날의 세계명문대학으로 발전하는 기초를 놓았습니다. 즉, 고려대학교는 그 출발부터 민족의 염원과 뜻을 모아 민족의 힘으로 설립한 민족의 대학입니다.
이러한 이타주의를 이어받은 여러분의 선배님들은 조국의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1960년 4월 18일 고대생 3,000여 명이 부정 선거와 독재에 항거하여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항거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도 고려대학교와 고대생들은 독재정권에 맞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역할을 해왔습니다. 사사로운 일보다 우리 사회와 민족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공선사후(公先私後)의 이타주의 정신은 1905년 개교 이래 지금까지도 고대인의 가슴속에 뜨겁게 맥박치고 있습니다.
고대 정신의 두 번째는 호연지기입니다. 호연지기는 고대인만의 특유의 기상과 의지를 의미하며, 외부의 시련과 도전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나타냅니다. 이 정신은 고려대학교가 한국 근현대사의 모진 시련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강화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단결하여 이겨낸 역사를 바탕으로 생겨났습니다. 고려대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은 해방 이후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국가 재건에 앞장서며,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 간 초경쟁 시대의 중심에서 세계화와 정보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세계적 한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여러분도 이와 같은 호연지기의 정신을 이어받아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도 두려워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강한 의지와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고대 정신의 세 번째는 고대만의 특유의 친화력과 단결력입니다. 고대인들은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동기 간의 관계가 매우 돈독할 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동시에, 그 어떤 집단보다도 단결이 잘 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단결력은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과정에서 겪었던 모진 시련과 위기에 맞서 싸우며 학교가 학생을, 학생이 학교를 위해주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온 고대인만의 정서적인 연대감입니다. 설문조사에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 졸업생 1위가 언제나 고려대학교 졸업생이며, 고려대학교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회에 나가면, 많은 선배들이 교우라는 이유만으로 여러분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인생의 행로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고대정신에서 나온 친화력과 리더십은 여러분의 미래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민족의 염원으로 세워져 그 시작부터가 남다르며, 공동체를 향한 이타주의, 호연지기의 기상, 끈끈한 단결력의 고대 정신이 있기에, 신입생 여러분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특별한 명문대학에 입학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인생 선배이자 고려대학교의 선배로서 오늘 축하의 말씀과 함께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 저의 이 말씀을 잘 기억하길 바라며 오늘 입학식 후 고대생으로서, 졸업 후엔 고대 교우로서 인생을 살아가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첫째, Think big and aim high! 크게 생각하고 높은 목표를 품으라는 뜻입니다!
역사적으로 고려대학교는 기능적인 지식인보다는 한국사의 획을 긋는 선 굵은 큰 인물들을 많이 배출해 왔습니다. 그간 고려대의 입학이 여러분 개인의 소중한 목표였다면, 이제는 넓은 세상을 보면서 크게 생각하고 가슴에 더 원대한 목표를 품기를 바랍니다. 고려대학교의 역사 속에서 위대한 선각자들과 선배님들이 그러했듯이 평범한 소시민의 삶에 안주하지 말고, 여러분 개인을 넘어서 국가와 민족, 세계와 인류를 생각하는, 거대한 꿈을 꾸십시오. 고려대학교에 입학한 여러분은 이미 뛰어난 역량을 지녔고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지닌 인재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는 20대의 나이에 지금의 세계적 기업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하고 세계와 인류에 공헌할 원대한 목표는 여러분의 나이부터 시작됩니다. 고려대학교는 신입생 여러분이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둘째, 저는 여러분에게 책 읽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책에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했던 선인들의 지혜와 경험, 그리고 축적된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책은 사람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만들어 줍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중요한 순간에 정확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큰 실수나 위험을 피하게 하고, 위기나 곤경에 처했을 때 이를 이겨내는 힘과 지혜를 줍니다. 이는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저자와의 끝없는 대화를 통해 수많은 간접경험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인생의 경험이 적은 학생들이 훌륭한 책을 읽는 것은 마치 여러분들이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더 멀리 더 큰 세상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마침 여러분께 고려대학교의 설립자, 인촌 김성수 선생님에 대한 귀중한 책을 선물하려 합니다. 젊은 시절 큰 꿈을 품고 나아가는 여러분께 큰 영감과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학교의 소중한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테니 꼭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셋째,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과 모험을 즐기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초·중·고교를 통해 기존의 학습 방식에 따라 주어진 교과목을 공부하며 지식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의 대학 생활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이며 주체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제는 여러분 스스로 탐색하고 도전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합니다. 낯설고 새로운 길을 시도하여 모험하고, 길이 막혀 있을 때 절망하기보다는 돌아서 다른 길을 모색하는 인내와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1,000번 실패한 것이 아니다. 1,000가지 못 하는 방법을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패는 성공을 위한 소중한 경험이자 자산입니다. 작은 성공에도 안주하지 말고, 계속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마십시오. 대학 시절은 아직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시행착오가 용인되는 도전과 기회의 시기입니다.
대학 생활에서 전공 공부가 필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동아리 활동, 학과 모임, 토론회와 같은 비교과 영역에서부터 교환학생,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과 같은 세계를 무대로 한 국제적 활동까지 많은 경험을 하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스스로 주체가 되어 현재의 삶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자세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즐기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25학번 신입생 여러분,
여러분이 입학하는 올해 2025년은 고려대학교의 개교 120주년이자 새로운 12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 학교는 개교 120주년을 맞아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개교 120주년에 입학한 신입생으로서, 고려대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이어가며 새로운 영광의 미래를 열어갈 주역이 될 것입니다. 25학번 신입생 여러분께서는 고대정신을 가슴에 품고, 120주년을 맞이한 고려대학교의 도약과 함께하며, 세계를 무대로 마음껏 꿈을 펼치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열어갈 미래가 바로 고려대학교의 미래입니다.
자랑스러운 특별한 명문대학 고려대학교로의 입학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2월 28일
총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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