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총장 신년사
  • 작성일 2025.01.02
  • 작성자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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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총장 연설 사진


오늘 신년사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최근 여객기 참사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또한,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김재호 법인 이사장님, 승명호 교우회장님, 

고려대학교 교수, 직원, 학생, 그리고 사랑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2025년 새해가 힘차게 시작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의 발전을 위해 힘써주시는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지혜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가 희망과 행복으로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하지만, 새해의 밝은 희망에 취하여 현실의 엄중함을 도외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최근 전지구적인 급속한 기후변화, 지역간 계층간 극심한양극화, 국지전쟁의 확산, 식량 위기와 같은 난제는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위기와 지구의 멸망을 예측하는 성급한 목소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류의 기원이후 수백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흑사병, 코로나19와 같은 치명적인 감염병, 세계대전의 참화 등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인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전진해왔으며 갈수록 더 문명화되고 더 번영해 왔습니다. 이처럼 반복되는 위기를 극복하며 혁신과 협력으로 발전해 온 호모사피엔스의 수백만년의 역사는 현존하는 인류가 앞으로도 더 강해지고 더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을 줍니다.


최근 한국의 극심한 정치적 혼란과 참담한 사회적 갈등, 갈수록 심해지는 인구절벽 현상, 지속되는 경제의 침체, 그리고 반복되는 국가적 재난은 우리 국민에게 큰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입니다. 한민족은 오랜 외침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나라를 다시 일으켰으며, 외환위기와 같은 시련을 극복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일구었습니다. 


지금의 위기상황은 분명 미시적인 어려움을 초래하겠지만, 거시적인 시각에서 본다면 한민족이 그간의 역경에서 쌓아온 힘과 지혜로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장래에 대해 비관적 견해를 피력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수천년간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위기를 극복해 온 한민족의 저력과 복원력을 믿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강인한 정신과 굳건한 단결로 이 시기를 다시 한번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입니다. 


1905년 ‘교육으로 나라를 구한다’라는 교육구국(敎育救國)의 숭고한 건학이념으로 세운 고려대학교는 민족과 운명을 함께 하며 역사의 굽이마다 민족의 앞날을 열고 민족의 미래를 밝혀왔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3.1운동의 선두에 서서 독립의 의지를 키웠고, 해방 이후 국가 재건을 이끄는 중심이 되었습니다. 고려대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은 피와 땀을 흘리며 민주주의를 이루고 산업화를 견인했습니다. 세계화와 정보화를 주도하며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고 세계적 한류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최근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고려대학교는 다시 한번 국가와 인류의 희망찬 미래를 여는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입니다. 고려대학교는 상아탑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인류의 난제를 깊이 연구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자랑스러운 120년의 역사 속에서 교육을 통해 민족의 미래에 앞장서온 것처럼, 이제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고 인류의 앞날을 제시하는 글로벌 명문 대학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입니다.


다행히 지난 2년여간 고려대학교는 이와 같은 막중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우선, 이번 2024학년도를 끝으로 팬데믹 기간 누적된 대학 재정의 적자에서 드디어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려대학교의 역할에 공감하는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2023학년도부터 약 2,500억 원의 기부금을 모아 큰 성장 동력을 확보했습니다. 대학 평가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2030년 세계 30위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대학입시에서는 3년 연속 사립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가고시에서는 올해 사상최고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공인회계사 합격자 수와 로스쿨 진학자 수에서는 10년 가까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외무고시와 기술고시에서는 올해 국내 1위를 기록하였으며, 행정고시와 입법고시에서 사립대 1위를 고수하였습니다. 


재정, 대학 평가, 입시, 국가고시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 학교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교 12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임에도 고려대학교가 이처럼 전진할 수 있었던 것은 교수, 직원,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모교를 항상 응원하시는 든든한 교우들과 늘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시는 후원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2025년은 고려대학교의 개교 120주년이자, 새로운 영광의 120년을 여는 원년입니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우리는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약 6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10개 분과별로 기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첨단분야의 우수한 기금 교원을 대거 초빙하고, 세계 최정상급 대학과의 교류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100여 명의 세계 석학으로 구성된 ‘K-CLUB’을 통해 국제 연구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Climate Corps Program’과 세계 석학과의 대화를 위한 ‘Next Intelligence Forum’ 등을 통해 학문의 지평을 전세계로 넓히고 있습니다.


자연계 중앙광장, 인문관, IT교양관 신축, 3개의 학생회관과 생활체육관, 사범대, 정경대, 고시동 리모델링 등 교육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IT 인프라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연구와 교육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세종캠퍼스는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인 세종시와 긴밀히 협력하며 지역혁신과 국가 균형 발전에 기여하는 학문창달과 인재혁신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공유형 캠퍼스인 세종시 공동캠퍼스에 입주하며 ‘신수도권 중심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입니다. 의료원은 감염병 연구를 비롯한 첨단 융복합바이오 연구의 중심지가 될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관의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세계최고수준의 의료인력의 양성과 더불어 안암, 구로, 안산의 3개 병원이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를 통해 중증난치성질환 중심의 치료기관으로 발돋움합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목지필화 화지필실(木之必花 花之必實). 목지필화, 나무는 반드시 꽃을 피우고, 화지필실, 꽃은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 보성전문학교 설립자 이용익 선생, 중흥자 손병희 선생, 그리고 오늘날의 영광이 있게 한 고려대학교 창립자 인촌 김성수 선생은 120년 전 한 그루의 큰 나무를 심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선배들은 그 나무를 가꾸어 찬란한 꽃을 피워내었고 우리 세대에서는 만개한 꽃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을 시간입니다.


2025년은 고려대학교의 개교 120주년이자 60갑자가 두 번 돌아 새로운 120년을 향한 영광스러운 첫걸을을 내딛는 뜻깊은 해입니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고려대학교는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인류의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대학’으로 힘차게 도약할 것입니다. 


새해를 맞아 고려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5년 1월 2일

총장 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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