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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이름의 아름다운 ‘동행’, 운화회를 만나다
  •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팀
  • 조회 : 4391
  • 일 자 : 2015-11-26


교육이란 이름의 아름다운 ‘동행’, 운화회를 만나다

 

 

운화회_이미지

 

 

봉사를 통해 남을 돕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 남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이 없다면 선뜻 마음먹기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은, 한 번 시작한 봉사를 처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해 나가는 것이다.

 

고려대학교의 교육봉사 중앙동아리 운화회를 만났다. 1969년에 시작한 야간학교부터 2015년 지금까지 공부방을 꾸준히 학생들의 힘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대단한 결실이었다.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 하나로 뭉친 대학생들의 이 활동은, ‘2015 서울시 최우수 봉사상’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알찬 열매로 영글게 되었다.

 

운화회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1968년에 창단됐다. 1969년 종로경찰서에서 주도하던 청소년 선도사업과 결합하여, ‘종로직업청소년학교’라는 이름의 야학을 꾸리는 데서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이 당시에는 근로청소년들이 많았기에 그들의 학업을 돕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고 한다.

 

점점 시대가 지나면서 근로청소년의 수요가 줄어들자, 대상을 저소득 청소년으로 돌려 2007년부터 ‘반디 청소년 공부방’을 운영하게 되었다. 미아삼거리 근처에 얻은 월세 방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반디 청소년 공부방’에서는,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평일에 6시부터 10시까지 주4일제로 교과 수업이 이뤄진다.

 

 “월세 방을 얻어 운영하는 금액이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이 되기 마련이죠. 동문회 선배님들의 후원금이 가장 큰 도움이 돼요. 사실상 동아리 전체 운영비가 후원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니까요.(웃음) 고려대 앞 식당들에서도 간간히 후원을 해 주시고 있어요.” 운화회 회장 곽민지 학생(사학14)은 공부방 운영은 선배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운화회-이미지

 

 

 

곽민지(이하 곽) :  “음…….사실 복지 사업이 줄고 있는 추세에요. 대학생 동아리에 대한 지원 자체가 많지 않고, 있더라도 신생이 아닌 기존 동아리들은 잘 지원하지 않더라고요. 자체 비용이 없으면 어렵죠. 식당가 후원도 줄고 있어서요.”

 

공부방에서는 평일 교과 수업에서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이렇게 다섯 과목을 다룰 뿐 아니라 보충으로 비교과 수업도 다룬다. 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번, 테마교육이라는 이름의 창의적 재량 학습 교육을 통해 인성, 예절 및 언어생활 등 다양한 주제로 수업을 하기도 한다.

 

“교과 보충 수업만 한다면 학원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해서 하게 됐어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정말 학교에서 제공하는 것 같은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어요. 아무래도 단순히 교과 내용을 알려주는 수업보다 테마 교육이 어렵기 때문에, 연구 수업이라는 자리를 만들어서 선배님들 중 현직 교사이신 분들이 오셔서 수업을 평가해주시는 시간을 갖기도 해요. 무섭지만 배우는 게 많아요.(웃음)” 운화회 부회장 이주연 학생(교육15)은 학원을 대체하는 공부방이 아닌, ‘공부방으로써의 공부방’을 만들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주연(이하 이) :  “교육 기회의 불평등과 같은 사회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가장 커요. 꼭 미래에 교단에 서는 것이 꿈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작은 재능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소소한 행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보다 훨씬 성숙해 뵈는 당참과 동시에, 동아리 운영에 있어 금전적인 부분 외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는 모습에서는 딱 그 대학생 또래의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  “이건 모든 봉사동아리들이 겪는 문제기도 한데, 학회, 스펙으로 바쁜 대학생의 현실 탓에 끈기 있게 남는 사람이 많이 없어요. 저희 동아리에서는 아이들을 책임지게 되는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책임감과 끈기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  “맞아요. 음, 그리고 또 아직 중학생이고 어린 아이들인 만큼, 보는 눈이 대학생들과 굉장히 다르잖아요. 이 걸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언제나 기꺼이 저희 마음처럼 수업에서 따라와 주는 건 아닌데, 이 사실을 모르면 자칫 내가 도움이 되지 않나 싶어서 되게 힘들거든요.”

- 그랬군요. 어떻게 서울시 봉사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된 건가요?

 

:  “무언가 상을 바라고 한 봉사는 아니에요. 그냥 아이들 만나는 게 좋고, 사람들 만나는 게 재밌어서 하게 된 거죠. 그러던 도중에, 저희가 연계를 맺고 있는 강북구 자원봉사센터 분들이 먼저 서울시 봉사상 후보로 추천해주시겠다고 선뜻 제안을 해 주셨어요. 별 다른 기대 없이 자료를 준비해서 보냈는데, 이렇게 큰 상을 타게 되어 얼떨떨해요.”

 

:  “정말 상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그냥 막, 장난처럼 서울에 봉사단체가 얼마나 많은데 우리가 상을 타겠어, 이러면서 놀았는데 대학생 신분 봉사동아리인 저희가 최우수상을 타게 되어 놀랐고 진짜 감사했어요. 이제 다음 목표는 대통령 표창 도전? 막 이러고(웃음)”

 

 

: “선배님들 때부터 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는 그냥 선배님들로부터 금전적 도움을 받는 환경 하에서 하던 일을 이어서 했을 뿐이거든요. 금전적 도움을 주실 뿐 아니라, 선배님들은 정말 좋은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세요. 격달에 한번 교우회 행사를 하는데, 선배님들이 돌아가시면서 본인이 살아오신 얘기를 주제로 강연을 해 주시거든요. 대학생으로써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곤 해요.”

- 수상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포부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이 질문에, 두 학생은 수줍게 웃으며 조곤조곤 답했다.

 

곽, 이 :  “상 자체는 정말 감사하지만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희가 상을 받으려고 봉사를 시작한 게 아니고, 원래부터 하고 있던 거를 그냥 누군가가 알아준 거거든요. 상을 받은 이후에도, 받기 전처럼 꾸준히 봉사를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가장 최우선은 공부방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거예요. 그냥 나중에, 저희를 기억하고 그때 공부방 선생님들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 라고 아이들이 한 마디만 해주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고려대학교 중앙봉사동아리 운화회의 아름다운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학생홍보기자 주현민(사회학과 14, jhm426@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