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서 펼쳐진 한주간의 교양의 향연, 교양축제 2015 열려
일반인에게 공개한 정규 강의 및 사진전, 시낭송, 영화감상까지
고려대 기초교육원은 11월 2일(월)부터 11월 6일(금)까지 한 주간을 “교양축제”주간으로 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교양축제 2015”는 기존의 Discover KU 특강(DKU특강)을 비롯해 사진전, 시·선·가(시와 선율이 있는 가을밤), 로드무비 상영회 등으로 이뤄졌다.
“교양축제 2015”는 올해 처음 개최한 것으로 2013년부터 시행한 오픈 캠퍼스 Discover KU를 확장한 개념이다. Discover KU는 열린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대학교 내 강의를 중고교생 및 일반인에게 공개하며 강의실에서 직접 참여를 할 수 있게 한 것으로 2013년 당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사례였다.
DKU특강은 총 25개 핵심교양 강좌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내구성원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열려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교양축제 첫날인 11월 2일(월) 오후 3시 30분 백주년기념관 원격회의실에서 이기식 교수의 ‘통독 25년 후 독일 사회의 변화’ 강의가 열렸다. 통일된 지 25년이 지난 독일 상황을 참고하여 남북통일 이후의 한반도 사정을 같이 상상해보고자 하는 이 시간에 이기식 교수는, “만약 남북통일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청중에게 던지며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일반인들도 함께 듣는 강연이다 보니 통일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보인 청강생들이 많았다. 구 동독 주민들의 소득 수준과 행복 지수의 연관성에 대해 질문하는 청강생도 있을 정도로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양축제 2015 이튿날인 3일(화) 오후 2시 ‘앤디 워홀과 현대 미술’이란 주제로 열린 강태희 교수의 강의에도 고려대 학생들과 일반인 청강생들로 강연장이 꽉 찼다. 이 시간에 강태희 교수는 앤디 워홀의 생애와 주요작업을 소개하고, 그의 작업이 현대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그 유산을 살펴보아 현대미술의 다양한 전개과정을 이해하는 하나의 길잡이가 되고자 했다. 일반 주부라고 밝힌 한 청강생은 강의 내내 열심히 필기를 한 뒤 다음 강연도 듣고 싶다며 강의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다른 강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술을 사랑한다고 밝힌 한 중학생은 “학원 안가고 이 곳에 온 것이 훨씬 더 의미있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교수와 수강생들이 서로 강연 내용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교양축제가 한결 더 깊어져 갔다.
셋째 날인 4일(수) 오후 5시 조동현 교수의 ‘귀납법과 연역법, 그 효용과 한계’ 강의가 열렸다. 학내 구성원들 뿐 아니라 일반인 관객까지도 열정적으로 강의에 임하는 모습은, 실로 교양 ‘축제’다운 지식의 나눔 현장이었다. 이과대학 물리학과 조동현 교수의 ‘귀납법과 연역법, 그 효용과 한계’ 강의는 논리학을 비롯한 수많은 학문에서 반드시 필요한 방법론적 요소로 우리 생활에도 폭넓게 자리하고 있지만, 그 정확한 개념을 알고 접근하기는 선뜻 쉽지 않은 귀납법과 연역법 두 가지에 대해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동현 교수는, 강연의 서두에서 “과학자들과 수학자들이 귀납법과 연역법에 대해 했던 고민에 대해 아냐”는 질문을 통해, 청중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 일반인 청중들의 이해도를 크게 넓혔다.
행사 넷째 날인 5일(목) 오후 5시 의과대학 의학과 박건우 교수, 정경대학 정치외교학과 이신화 교수, 생명과학대학 식품자원경제학과 조용성 교수가 ‘갈등-같은 사건 다른 해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고려대 학생들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의 청중 50여 명이 강의에 참석했다.
이번 강의에서는 전공이 서로 다른 세 명의 교수가 르완다 내전과 이러한 극단의 갈등 상황을 르완다가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각각 개인적 시각, 사회적 시각, 국제적 시각에서 이야기했다. 또한 최근 르완다에 다녀온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의 이상현 개발 NGO 활동가가 함께 자리하여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르완다의 생생한 현재 상황을 전달해주었다.
수업 후에는 청중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고려대 73학번 신현재 교우는 “르완다는 내부의 갈등을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여기서 배울 것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질문에 대해 박건우 교수는 “우리나라에도 남·북 갈등과 세대 갈등 등 여러 갈등이 있다. 갈등이 많은 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 갈등이 우리나라를 다이내믹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갈등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속해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압구정중학교의 윤서현 학생은 “학교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갈등이 많이내 갈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들으러왔다”며 “대학 강의를 처음 들어봤는데 너무 신기했고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교양축제 마지막 날인 6일(금) 오전 9시 뇌공학과 크리스티안 월러븐(Christian Wallraven) 교수가 ‘세상은 어떻게 우리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걸까(How the world gets into our brain)’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월러븐 교수는 우리 뇌가 주변 사물을 지각하는 능력과 과정에 대한 강연을 했다. 월러븐 교수는 “뇌는 우리가 애쓰진 않아도 매 순간 우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뇌는 매 순간 방대한 양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가 많이 발전하였지만 뇌의 지각능력을 따라 올 수 없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고려대 재학 중인 김지수 학생(미디어 13)은 “강연 중 올해 초에 인터넷의 핫이슈였던 ‘드레스 색깔 논쟁’을 뇌의 인지 능력과 관련해서 설명한 점이 특히 흥미로웠다”며 “드레스가 누군가에게는 파란색과 검정색으로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금색과 흰색으로 보이는데 이런 과학적 원리가 있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월러븐 교수는 앞서 강연에서 드레스 색깔이 사람마다 달리 보이는 이유에 대해 사람마다 색깔 별로 인지하는 정도에 차이가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3년 째 매년 Discover KU 강연을 챙겨 듣고 있다는 곽한숙(서울 동작동)씨는 “올해도 거의 모든 수업을 다 들었다”며 “오늘 수업은 주제를 보고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듣기에도 괜찮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전은 ‘여행’을 테마로 사진공모전 출품작 및 참가작을 전시했다. 11월 2일(월)부터 6일(금)까지 우당교양관 1층 로비에 전시됐다. 이번 사진전은 고려대 사진동아리 ‘호영회’와 함께 협력하여 진행됐다.
시·선·가는 ‘시와 선율이 있는 가을 밤’의 줄임말로 가을밤의 아름다움을 선사한 코너였다. 요즘 세 <낭송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미니특강을 시작으로 사고와 표현 수강생, 음악강좌 수강생, 일반 학생들이 시와 문학 등을 낭송·낭독하고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로드무비 상영회도 열렸다. 11월 5일(목)과 6일(금) 이틀간 고려대 우당교양관 602호에서 진행된 상영회에는 영화동아리 ‘호진회’에서 추천한 영화들을 바탕으로 하루에 3편씩 총 6편이 상영됐다. ‘세 얼간이’, ‘델마와 루이스’, ‘라이프 오브 파이’, ‘버킷리스트’, ‘노킹온 헤븐스 도어’, ‘미드나잇 인 파리’ 등 제목만 들어도 유명한 작품들이 상영되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 상영 시작 전에는 <상영토크>가 열려서 영화동아리 ‘호진회’학생들이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사전 지식을 공유했고, 영화 감상 후에는 감상평에 대해 관객들이 서로의 감상평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기사작성 :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 학생홍보기자 윤소라(미디어11, srean55@korea.ac.kr), 학생홍보기자 박채영(미디어 13, lipins@korea.ac.kr), 학생홍보기자 주현민(사회14, jhm426@korea.ac.kr)
사진촬영 : 학생사진기자 김태기(바이오시스템14, rlaxorl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