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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ches 

2020년 신년사
  • 글쓴이 : 비서실
  • 조회 : 1163
  • 일 자 : 2020-01-02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경자(庚子)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학교 발전에 불철주야 애쓰시는 고대 가족 여러분과 고려대학교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새해를 맞이하여 신년인사를 올립니다. 올 한해도 건강한 가운데 보람과 행복이 가득한 풍성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돌이켜 보건대 지난 기해(己亥)년은 큰 변화와 도전의 한 해였습니다. 글로벌 리더십의 불안정으로 온 세계가 불안에 떨었고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대내외 경제 상황이 크게 어려워졌으며 또 국내적으로는 곳곳에서 어지러운 정쟁과 이념분쟁이 이어지면서 서로 갈라지고 갈등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대학들은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교육 방향과 입시제도 등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으며 재정난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지난해 우리는 나름대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고 또한 더 큰 성장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83위로 올라선 사실을 우선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3년의 145위에서 6년 연속으로 상승하여 62계단을 뛰어넘었으며, 국내 종합 사립대학 중에서는 5년 연속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멀고 순탄치 않지만 세계 50위권 내의 ‘글로벌 초일류’로 진입하기 위한 또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 고려대학교는 지난해 국내대학 최초로 인공지능 대학원을 설치했습니다. 이 AI 대학원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신기술과 신학문의 산실이 될 것이며 관련 분야 우수인재를 양성하여 국가 발전과 사회 혁신에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SK 미래관을 완공하여 IoT/ICT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캠퍼스 구축의 교두보를 마련하였습니다. 의료원 청담캠퍼스 착공으로 고대 의료원의 강남시대를 준비하게 되었으며, 유휘성 교우님의 지원으로 고대인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인성 스타연구자상을 제정하여 구체적 목표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세종캠퍼스는 신 정문· 문화스포츠관· 산학협력관 준공을 통하여 구성원들이 자랑스러워하고 머물고 싶은 캠퍼스 구축의 1단계 사업을 완료하였습니다. 창업과 기술이전을 통하여 기술사업화에서 역대 최고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과와 비교과 활동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수강신청제도 개선에 착수하였습니다. 개교기념일 및 고대인의 날 행사를 지역주민과 교우들에게 개방하였으며, 국제동하계대학, 해외사회봉사활동, 글로벌리더십 프로그램의 확대, 국제공동연구의 활성화 등 국제화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고대 가족 여러분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온 결과일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오늘날 대학은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에 놓여있습니다. 출산율의 급속한 하락으로 학령인구가 급속하게 줄어드는 가운데 대학 구조조정의 거대한 태풍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해외 대학과의 국제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힘입은 중국 대학들의 부상은 멀지 않은 미래에 국가적 위협으로 현실화될 것입니다. 대학 이외에도 학문을 연구하고 지식을 전수하는 다양한 기관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학도 도태될 수 있는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의 엄중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또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격동의 변화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기존의 학문체계와 가치관이 붕괴되고 세상을 움직이는 패러다임과 프레임도 근본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엄중한 때일수록 오랜 세월 연면하게 이어져 내려온 건학이념과 고대정신을 다시 새겨 봅니다. 고려대학교는 115년 전 국권을 찬탈당한 상태에서 학문연구와 교육으로 국권을 되찾고 인류 역사의 발전에 주도적으로 이바지하자는 온 민족의 여망을 담아 출발했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은 바로 이 같은 건학이념과 자유 정의 진리의 교훈, 공선사후의 정신으로 역사의 고비마다 조국의 독립광복과 경제개발 그리고 민주화 등에 혁혁한 기여를 해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다시 한번 이러한 역사와 정신을 되새기며 사회에 미래를 향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2019년 3월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창의고대’, ‘사람고대’, 그리고 소통과 통섭을 바탕으로 한 ‘화합고대’의 기치를 내건 바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정신은 요즈음과 같은 혼돈의 시기에 혼란을 걷어내고 새 역사를 여는 나침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의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으로 한 차원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입니다. 학문의 ‘패스트 팔로우’에서 ‘퍼스트 무버’ 즉 ‘선도자’로 나서는 것이기도 합니다. 남보다 앞선 ‘선도자’로서 도전적으로 창의에 앞장설 때 어지러운 세상을 극복하는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우리 구성원들이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연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학사 및 행정 제도와 시스템도 능률과 실용 위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최고로 앞세우는 ‘사람 중심의 고대’와 서로 진심으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통섭하는 ‘화합고대’의 기틀을 만드는 데에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한 해가 창의와 사람 그리고 화합의 정신을 도입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확실하게 그 뿌리를 내리는 착근의 시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구성원과 더욱 자주 소통하겠습니다.

 

저는 취임시, 2년 차에는 지속성장 가능한 혁신적 전략을 실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사회의 니즈를 해결하는 융합 연구 및 교육을 위하여 인문학과 사회과학 분야에 필요한 공간 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자연계 교양교육 내실화와 ICT 분야의 활성화를 위한 교육 및 연구 공간도 준비하겠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어느 특정 대학 또는 학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화합 고대’의 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융합연구원의 체계를 완비할 것이며, 데이터 과학원(가칭) 설립을 추진하겠습니다. 축적된 경험과 자료를 데이터화하여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올해는 특히 4.18 혁명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4.18은 오랜 세월 억눌려온 봉건과 독재의 사슬을 끊고 모든 사람들이 자유 의지로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이 나라 민주화의 분기점이었습니다. 60주년을 맞는 새해에는 4.18의 정신을 한 차원 더 승화시키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새해부터는 고대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고대만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재정립함으로써 다시 한 번 민족과 인류 앞에 등불을 밝히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고대가족 여러분!

 

등불은 어두울수록 더 밝아지고 영웅은 난세일수록 더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주변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 고려대학교에 대한 세상의 기대는 더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창의고대’, ‘사람고대’, ‘화합고대’의 꽃을 피워 갑시다.

 

지난해 고대 구성원 모두의 노력과 헌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올 한 해도 고대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월2일

 

총장 정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