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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는 삶을 담은 건축이 전하는 기부이야기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1981
  • 일 자 : 2019-01-31


건축에 담긴 기부철학
더불어 사는 삶을 담은 건축이 전하는 기부이야기

 


▲해송법학도서관

“그 길에 서면, 나는 그들의 삶이 만드는 일상의 예기치 못한 풍경에 새롭게 감동받는다. 건축은 건축가가 완성하는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이뤄지는 삶의 의해 완성된다.” 건축가 승효상이 한 말이다. 건축의 완성이 그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의해 완성된다면 건축의 의도와 철학은 아마도 공간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을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가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듯이 건축물 속에 깃든 공간의 의미와 탄생의 과정을 이해하는 것 역시 튼튼한 기둥을 만드는 일이다.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지나도 뜻과 정신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대법대, 제2의 비상을 위해 꼭 필요했던 활주로, 해송법학도서관

2007년 3월 개관한 해송법학도서관은 대양상선 사장인 정유근(행정67)교우가 기부한 31억원을 기반으로 완공된 건물이다. 지난 2004년 법과대학은 로스쿨 도입을 위하여 독자적인 도서관을 설립할 계획을 세웠으나 건립기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당시 법대 학장이던 채이식 법학과 교수는 평소에 친분이 두터운 정유근 교우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이에 정 교우는 2004년과 2007년에 거쳐 본교에 31억원을 기부하게 되었다. 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정유근 교우는 평소 검소하게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기업경영 역시 절약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한다. 당시 해운경기가 호황을 맞아 기업경영에서 성공을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거금을 모교에 기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정유근 교우는 기부에 응해주어 고려대 법대가 한국을 대표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는 토양이 되었다.

평생 일군 땅마저 내놓은 끝없는 어머니의 사랑, 문숙의학관


▲문숙의학관

평생을 일군 농장을 고려대 기초의학 산실과 바꾸었다. 문숙의학관 이야기다. 문숙의학관은 35년 전 불의의 사고로 둘째아들(이명훈, 농학 76)을 잃은 故 문숙여사가 꾸준히 장학재단을 통해 고려대에 기부활동을 이어가다 2012년 67억 원 규모의 농장 땅을 선뜻 기부하면서 지어지게 됐다. 고대는 기부금을 기초의학 연구에 사용키로 하고 지상 7층의 연구동을 2014년 3월 완공해 ‘문숙의학관’으로 명명했다. 1979년 명훈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5년간 245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온 문 여사의 지극한 사랑. 그 숭고한 뜻으로 태어난 문숙의학관은 기초연구 활성화를 위해 연구와 교육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져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문숙의학관에는 다른 의과대학 건물과 달리 기초의학 교수 연구실과 강의실은 물론 예방의학, 생화학, 약리학, 해부학, 미생물학, 생리학 등의 기초의학교실과 다양한 연구·실험실, 세미나실 등이 마련돼 있다.

 

욕심없이 살다간 선녀와 나무꾼의 집, 운초우선교육관

▲운초우선교육관 로비

사범대학 건물로 쓰이고 있는 운초우선교육관은 2007년 고려대에 발전기금 100억 원을 기부한 박양숙 여사의 뜻으로 세워질 수 있었다. 교육관 설계는 2006년부터 진행됐으나 재원 부족으로 사업이 지연되던 중 박양숙 여사의 기부로 건립이 다시 추진됐다. ‘芸樵 又仙(운초 우선)’ 이라는 건물의 이름은 정영호 박사와 박양숙 부부의 호에서 따왔다. 운초 정영호 선생은 국내 담수조류 연구의 권위자이자 식물학자로 지난 1953~1989년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운초우선교육관 기부자인 정영호 박사와 박양숙 부부의 얼굴이 새겨진 부조

 

정영호 선생의 호인 ‘芸樵(운초)’는 풀내음(芸)과 땔나무(樵)를 뜻하며, 박양숙 여사의 호인 ‘又仙(우선)’은 ‘또한(又) 선녀(仙)로다’라는 뜻을 지녔다. 운초우선교육관은 욕심 없는 삶을 살다 후학을 위해 아낌없이 세상에 나눔을 실천한 선녀와 나무꾼이 지은 집인 것이다. 2010년 박양숙 여사는 운초우선교육관 준공식에 참석해 이곳에서 교육받는 인재들을 반드시 세계 최고의 인재로 길러줄 것을 총장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도전 의식을 전하는 선배의 통 큰 기부, 우당교양관, 메디힐지구환경관

▲우당교양관 '우당 박종구라운지'

우당교양관 1층 로비의 ‘우당 박종구 라운지’는 학생들이 조모임, 자습 등을 하는 카페형 공간이다.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이 라운지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다. 제26, 27대 교우회장을 역임한 박종구(정치51) 교우는 교우회장 재직 시기인 지난 2000년 모교에 120억 원을 기부했다. 이 기부금은 기존의 교양관을 철거하고 현 건물로 신축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고려대는 2003년 9월 신축 교양관을 준공하면서 박 교우의 아호를 따 우당교양관으로 명명했다. 그리고 2016년 1층에 라운지 공간을 만들며 후배 재학생들에게 더 나은 배움의 보금자리를 지어주고자 한 선배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메디힐 지구환경관 조감도

 

또, 글로벌 마스크팩의 신화의 주인공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인 권오섭(지질78) 교우는 이과대학 후배들을 위해 120억 원을 기부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해야겠다’ 고 다짐하던 그는 2016년 처음으로 사업적 성과가 크게 있었을 때, 망설임 없이 기부를 실행했다.
고려대는 2018년 1월 지구의 미래를 예측하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메디힐지구환경관’ 기공식을 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건물은 대지환경(틀, 스킨), 물환경(변화, 흐름), 대기환경(비움, 순환)의 컨셉으로 미래지향적인 도전과 비전을 건축으로 담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