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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대학이 기술 혁신과 창업 생태계의 뿌리돼야”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장재수 대표
  • 글쓴이 : 고대 TODAY
  • 조회 : 2008
  • 일 자 :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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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대학이 기술 혁신과 창업 생태계의 뿌리돼야”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장재수 대표

 


지난 3월 고려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공대 출신 총장이 선임된 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에 삼성그룹 미래기술육성센터장 겸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사무국장을 맡았던 장재수 전무를 영입했다. 기술지주회사란, 대학 내 교수·학생들의 연구·개발(R&D) 성과를 창업이나 투자로 연결하기 위한 목적의 회사를 말한다. 고대투데이는 취임 이후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기술지주회사 장재수 대표를 만나봤다.

오랜 시간 기업에 몸담아 오셨는데요. 퇴직을 앞두고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고려대학교에 오시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을 맡으면서 대학의 교수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최근 국내 대학에도 글로벌 수준의 연구성과를 가진 분들이 크게 늘면서 대학의 잠재역량도 높아졌어요. 이러한 대학의 R&D 역량을 대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연결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해 오던 차에 총장님이 귀한 자리를 제안해 주셨습니다. 대학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이제는 개인적 이익보다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가장 컸습니다.

정진택 총장님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이어오셨습니까?
저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장이고 총장님께서는 공대학장님을 하실 때 뵌 것이 처음입니다. 개인적으로 금년 초에 현업에서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을 무렵 다른 일을 하려고 진행중이었고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었습니다. 어느 날 총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는데 제가 이틀 뒤에 미국으로 출국하는 일정이었어요. 나가면 한달 뒤에 들어오게 된다니 바로 다음날 미팅을 잡으시더라구요. 요즘은 30만 교우 중 한 명이자 후배 한 명의 입장이 되어 제가 하는 일이 고려대에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더 의미가 있고 힘이 생깁니다.

실제 학교에 와서 실무를 보시면서 생각했던 것과의 차이가 있으신가요?
기업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가 세워지면 자원활용이나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되어 있습니다. 반면 학교는 교수님들께서 교육과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계시고 실질적으로 일을 진행할 때에 고려해야할 점들이 더 많이 있더군요. 학교 내의 공감대와 소통도 중요하구요.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창업에 기업보다 대학이 나서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기업은 아주 새롭거나 도전적인 일, 리스크가 많은 연구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대학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입니다.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먼 미래에 필요한 연구와 기술 개발은 오직 대학만이 가능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신산업 분야를 개척해야하는 부분인 만큼 대학이 가진 장점이 충분히 빛날 수 있습니다.

대학의 기술창업, 해외의 경우는 어떤가요? 또, 기술지주회사의 역할은?
미래의 대학은 기술혁신과 창업 생태계의 뿌리가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실리콘밸리만 보더라도 구글, 페이스북, HP, 애플의 시리,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산업을 이끄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대부분 대학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죠. 고려대 또한 21세기 대학의 시대적 역할 변화를 오래전부터 고민하며 대학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창업 생태계 형성에 기여해왔습니다. 대학이 기술창업의 원천이 돼 창업의 씨를 뿌리고 기술지주회사가 인큐베이팅하면 전문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투입하면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이런 기술들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이전돼 스케일업으로 연결되는, 혁신창업생태계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대학중에서도 고려대학교가 가진 장점이 있다면?
고대가 가진 장점으로는 이공계 분야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들 수 있습니다. 대학랭킹에서도 공대의 연구성과와 활약이 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창업이나 사업과 관련해 기대하는 것은 고려대학교의 개척하는 문화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단결과 조직력 등을 강조하는 학풍, 이런 것들은 사업을 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저는 학창시절 시작한 고대합창단 활동을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노래도 하지만 선후배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소통하고 조율하는 문화를 배웠죠. 또, 단체 속에서 리더의 역할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배웠던 것들이 직장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 뜻에서 저는 어떤 수업보다도 창업가로서 기반이 되는 역량을 4년간의 학교생활을 통해 잠재적으로 익히고 체화하는 것이 고대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의 기술이 창업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기술을 근간으로 해서 창업으로 연결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지적자산(IP)입니다. 교수님들의 연구가 국내 특허를 출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가 특허 강국이라고 하지만 양적 성장에 치우쳐 질적 성장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초기부터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연구 과정에서부터 특허를 전략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해당 기술의 배타적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특허를 제대로 출원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지원도 훨씬 늘어야 합니다. 기술 창업을 활성화하려면 이렇듯 기본기부터 다져야 합니다.

대학의 기술지주회사 역할 중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연구결과물이 글로벌 특허를 낼 수 있도록 산학협력단에서 도와주고, 기술지주회사는 창업을 통해 특허가 직접 사업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기술지주회사의 역할은 기술창업 기업이 초기 데스 밸리(Death Valley)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초기 셋업(Set up) 과정에서부터 참여하여 애로사항을 함께 풀며, 성장전략을 컨설팅하고, 후속투자유치를 연계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투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대한 경험, 투자의 경험 등 경험이 많은 분들과 서로 연결하는 교량의 역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창업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요즘 학생들은 이전보다 재능도 많고 능력도 많은데 도전 정신이 조금 부족하기도 합니다. 후배들이 자신감을 갖고 저질렀으면 좋겠어요. 물론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의 경험도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젊은이의 특권은 새로운 것을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너무 똑똑해서 미리 계산해보고 시도조차 안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행운의 여신도 도전하고 실행한 사람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기술지주회사대표로 취임한 첫해,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단기적 목표로는 기술지주회사의 역량을 높이고, 학교내에서 우리를 제대로 알리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 200억원 정도의 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고 있는데 운영 보수가 2~2.5% 정도입니다. 이 기준이라면 재정자립을 하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추가 재원을 마련해 400억원 내외의 펀드를 운용하고 이를 통해 자립기반을 확보하는게 1차 목표입니다. 확보된 펀드를 통해 교내 기술창업 기업에 적극 투자하고, 지원하여 글로벌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성공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교내 창업 분위기가 활성화 되고, 수익이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가 이루어지는 것도 먼 미래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도 2022년까지 대학 기술지주회사에 6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으니, 기대가 되기도 하고 목표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고대 가족 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