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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 더 행복했던’ 조선시대 놀이문화를 그림에 담다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1443
  • 일 자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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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서 더 행복했던’ 조선시대 놀이문화를 그림에 담다
여민동락 與民同樂 ‘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 특별전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정신적·육체적 활동, 즉 ‘놀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이자 행위로,
음악, 무용, 미술, 문학 등 문화·예술 창출과 발전의 근간이 되어왔다.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쩌면 ‘놀이’는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함께해 온 문화일지 모른다.
어려운 학문도 ‘놀이’로 승화될 때 자발성을 띠게 되고,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이 제대로 몰입도 하게 되는 법이다.
자유로운 지식의 놀이터를 지향하는 고대 캠퍼스에서 만난 조선시대 사람들의 놀이문화,
<여민동락 與民同樂-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 특별전을 통해 만나본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누구와 어떤 놀이를 하며 살았을까?

여민동락(與民同樂)이란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의 기사로 백성과 즐 거움을 같이하는 동고동락의 아름다운 모습 을 일컫는 말이다. 놀이는 어느 한 계층의 향 유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 는 본능이었다. 이러한 놀이가 어떻게 우리 삶 속에 구현되어 계층 간 융합을 이룰 수 있었 고, 이것이 우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 전시를 통해 살펴보고자 했다.

▲경기감영도. 보물 제 1394호. 라움미술관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 국립중앙박물관


축하나 위로를 할 때, 새로운 이를 맞이 하거나 헤어짐을 아쉬워할 때, 사람들은 함 께 모여 먹고 마시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이 렇듯 삶의 다양한 계기로 만나 벌이는 잔치 를 연회(宴會)라고 할 수 있다. 연회에는 술과 음식, 음악과 춤, 놀이가 빠질 수 없다. 행사의 내용과 참석하는 사람들의 격에 맞추어 연회의 장소를 결정하고, 앉을 자리를 배석하며 음식을 마련하는 일련의 준비과정도 필요하 다. 궁중, 사대부가, 관가, 민간의 각종 연회에 서는 다수의 악사와 여기들이 동원되는 화려 하고 다채로운 궁중정재를 비롯해 민간의 연 희자들이 연행하는 연희 등 다양한 놀이들이 연행되었다.

이때 그림은 연회와 놀이를 담는 중요한 기록물이었다. 왕실에서는 통치 기록을 남기 기 위해 전례의식을 기념한 그림이나 반차도, 의궤도와 같은 궁중행사도를 남겼다. 사대부 들이나 선비들은 생활상을 담은 그림 혹은 모임을 기록한 계회도를 그렸다. 또한 관가 (官家)와 민간의 연회와 놀이를 그린 그림은 일상의 풍속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상 의 그림들 속에 묘사된 연회와 놀이들을 통해 시대의 기록을 되짚어볼 수 있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배성환 학예부 과장

전시를 기획한 고려대학교 박물관 배성환 학예부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조선시대 의 놀이는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처 럼 세대별 계층별 분리된 놀이문화가 아닌 위 아래 없이 함께하는 놀이의 장이라는 것을 전 하고 싶었습니다. 임금의 놀이에는 언제나 백 성을 위한 장도 함께 펼쳐졌고, 일반백성들의 풍속도에서 볼 수 있듯 즐거운 일에는 혼자 가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렸습니다.” 친구를 만나서도 각자의 핸드폰을 들고 노는 요즘 시대에 조선시대 놀이문화가 주는 물음이자 깨달음이다.


▲조선통신사가 일본 에도성을 향해가는 <조선신사등성행렬도>

 

본 특별전은 〈예치(禮治)와 예악(禮樂), 궁중의 연향과 놀이〉, 〈풍류와 축원, 사대부 의 연회와 놀이〉, 〈흥취(興趣)와 동락(同樂), 관가와 민간의 잔치와 놀이〉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전시를 구성했다. 회화 속에서 왕실과 사대부가, 관가와 민가 등 계층별로 구분하 여 축하와 위로, 만남과 헤어짐 등 삶의 공간에서 함께 모여 신의를 다지는 의식과 일상을 조선시대 회화 속에서 다양하게 접할 수 있 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 중 경기감영도는 가 장 어렵게 모신 작품이다. 보물 제1394호인 〈경기감영도〉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 미 술관 리움에서 협조를 받았다. 고대 박물관 의 전시자격과 품격을 믿고 선뜻 작품을 대 여해준 리움은 전시장의 조명 하나까지도 유 물에 적합한 빛이 되도록 현장을 뛰며 정성 을 다했다.



또한 고대 〈정덕조선신사등성행렬도〉는 우리의 시각이 아닌 유일하게 일본사람이 조 선사람들을 그린 것으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그림이다. 조선후기 작품 등은 일상과 하층문화에 대한 편견이 약화되고 오히려 그 중요 성을 강조하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회화 속 의 놀이가 이전 시대와는 다른 표현 양태를 가지게 되었다. 〈세시풍속도〉, 〈감로탱〉, 〈태 평성시도〉,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등을 통해 민간에서 연행되었던 놀이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대학박물관 진흥지 원사업 중 하나로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국립 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삼성미술관 외 에도 고려대, 건국대, 경기대, 동아대,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한양대를 포함한 15개 대학 소장품 60여점의 놀이관련 유물이 출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