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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밖 열린 강의실 실험 - 각자의 사과나무를 마음에 심다
  • 글쓴이 : 고대 TODAY
  • 조회 : 699
  • 일 자 : 2019-10-18


Special Interview
담장 밖 열린 강의실 실험
각자의 사과나무를 마음에 심다

 


▲(좌측부터)Veritas Forum, OBOC 영화제, OBOC 전문가 초청 특강

고려대학교 대학인문역량강화 사업단(이하 CORE 사업단)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6년 3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고려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강의실에 한정되지 않은 강의실 밖 교육으로 실습과 학생들의 참여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강의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다양한 산업체와의 MOU를 체결하여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산학 협력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물론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 등의 해외 인턴십과 전문가 특강 이외에 진로워크숍, 강연회, 탐방 등의 비교과 전문가 활용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학문에 대한 학문적 지평을 넓힐 뿐 아니라, 실무에 관한 이해를 높였다.


▲OBOC 해외 답사 프로그램(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특히, “One(願) Book, One(元) Campus(OBOC)” 프로젝트의 경우 학기별로 인문학과 관련된 도서 중 학내 구성원들이 희망하는(願) 도서 하나(One)를 선정하여 읽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된 인문학 지식을 심화ㆍ확산할 수 있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시행했던 프로젝트. 동일 주제를 가지고 일회성이 아닌 연속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참여를 유도한 결과 더욱더 많은 관심과 호응을 보였다. 주제 의식을 잘 모르던 학생들도 전문가 초청 특강 및 영화제에 참여하여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토론에 참여함으로써 관련 주제를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학생 자율 소모임의 경우, 학생들이 직접 모임을 구성하고 주제를 확대하여 세미나 및 국내 관련 지역을 답사함으로써 보다 생생한 체험과 성숙된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특히 OBOC프로그램의 경우는 학생 외에 대학원생이나 외부 학생, 인근 지역 주민 등 일반인까지 접근을 허용하여 인문학의 사회적 확산이라는 CORE 사업의 대사회적 효과에 일조를 할 수 있었다. OBOC 프로그램은 올해도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계속되고 있다.

직접 기획하고 체험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육실험,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 비교과 실험, 각기 다른 형태의 열린 교육이 학생들의 가슴속에 남긴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의실 밖으로 펼쳐진 새로운 수업을 제시한 One Book, One Campus]
- Veritas Forum: 전문 강사를 통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원서 강독 프로그램
- 학생 자율 소모임: 학생 주도의 스터디 모임, 국내 답사 팀 등을 선정 · 지원
- OBOC 전문가 초청 특강: 한나 아렌트 관련 외부 전문가 초빙 강연
- OBOC 영화제: 한나 아렌트 관련 영화 무료 상영 및 영화 평론가 초청 토론회
- OBOC 해외 답사 프로그램: 관련 주제와 연관된 유럽 및 아시아 지역을 답사하는 프로그램
- OBOC EXPO: OBOC의 성과 등을 정리하고 홍보하는 EXPO

더 넓은 세상과 나를 마주한 1년
남주현 (일어일문학과, 일본 쓰쿠바대학 방문연구생)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 ‘CORE 사업’의 일환으로 일본 쓰쿠바대학 방문연구생을 다녀왔다.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기엔 충분한 기간이었다. 특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만나며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교환학생 생활 중, 지원비를 바탕으로 본인이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실행에 옮겨야 했기에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교환학교인 쓰쿠바대학이 위치한 나고야는 흔히 알려진 도쿄와 오사카와 달리 한국에서 인지도가 낮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나고야를 중심으로 한 일본 아이치현(愛知縣)의 지역 방언은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했다. 나아가 지역 방언을 어떻게 지역 홍보에 사용하고 있을지에 대하여 흥미를 갖고 조사하기도 했다. 연수는 1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기엔 충분한 기간이었다. 특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만나며 넓은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교과서와 다양한 서적을 통하여 ‘어떤 나라 사람은 어떤 문화를 갖고 있고 이렇게 행동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품게 된다.

선입관은 우리를 사고의 틀에 가두기도 한다. 특히 사람과 문화에 관련된 일반화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음을 이번 연수에서 간절히 느꼈다. 그럼에도 인문학도로서 일반화는 빼놓을 수 없는 사고의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수에서 배운 교훈을 앞으로도 공부할 때나 무언가를 접하고 배울 때 정진해 나갈 생각이다.

처음부터 잘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김여선 (독어독문학과, 해외인턴십 참여)

사실 나는 독일 한국문화원에서 시간을 보내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로와 관련한 고민이 많았다. 독일 초등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문화원에 와서 한글, 서예 그리고 가야금 공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는데 이때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도서관에 구비된 책들을 정돈, 대여, 관리하면서는 ‘사서’라는 직업을, 리셉션에 앉아서 방문객 맞이, 전화 연결, 공연 및 전시회를 홍보하고 소개하면서는 ‘비서’라는 직업을, 간략하고 핵심을 담은 공문인 전문과 개성이 넘치는 행사 인사말을 쓰면서는 ‘작가’라는 직업을, 포토부스와 행사 곳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작가’라는 직업을, 독일 신문과 기사를 번역할 때는 ‘번역가’라는 직업을, 각종 공연 포스터와 홍보책자에 사용될 사진과 자막을 구상할 때는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마지막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였을 때 순방행사가 원활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기자들의 스케줄 담당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공연을 담당하면서는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경험하게 해주었다. 이번 인턴만큼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임을 인지하게 해준 적도 없었지만 동시에 얼마나 내가 도전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도했던 적도 없었다. 완벽해야만 감히 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던 나를 송두리째 바꿔주었던 소중한 경험들이었고 도전으로 인해 책임감이 강해지고 이를 성취하기 위해 기꺼이 새로운 기술을 직접 배우는 것도 감수하게 되었다.

답答을 얻으려다 락樂을 얻었다, 맹자孟子 수업으로부터
권대영 (노어노문학과, ‘베리타스 포럼’ 참여)

정규 수업후 진행되는 인문고전 원전(원어) 읽기 수업인 ‘베리타스 포럼’을 통해 답답한 삶의 문제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었다. 교수님께서는 진도에 구애 받지 않고 수업을 하셨고 덕분에 처음 접하는 과목이었지만 내용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학생은 시험과 학점에 대한 압박감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배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정규수업이 아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맹자 수업은 처음 접하는 내용임에도, 부담감 없이 원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구절만 여러 번 반복해서 볼 수 있었다. 즐거웠기 때문에 공부하고 싶은 동기로 가득 차서 맹자 원문을 보았다. 고전은 거부할 수 없는 삶의 뿌리라고 한다. 오랜 세월을 견딘 생명력에는 뛰어난 고민과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이 있다. 그러나 그 답을 온전히 수용할 필요는 없다. 맹자는 맹자의 삶을 살았고, 나는 내 삶을 산다. <맹자>의 구절은 내게 소소한 위로였고, 자유롭게 사는 삶에 주어진 하나의 가이드라인이었다. 스스로에 부끄럽지 않은 마음을 강조하는 <맹자>의 구절들은 내 지향점이 되었다. 어떠한 거부감도, 의무감도 없이 보고 싶어질 때 마음 가는 대로 보는 친구였다. “인문학이란 사람 사는 이야기이다. 배움은 교실과 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람에게서 제일 많이 배운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이 가슴에 남는다.

악의 평범성, 그 역사적 현장을 찾아서
이승주 (사학과, OBOC 참여)

참여하게 된 프로그램은 One Book One Campus (이하 OBOC)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선정도서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었다. 2018년 1월 5일부터 11일까지 <악의 평범성, 그 역사적 현장을 찾아서> 라는 주제로 체코 프라하, 폴란드 크라쿠프로 동유럽 답사를 다녀왔다. 6박 7일이라는 짧지 않은 일정 속에서 OBOC의 선정도서였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과 다른 참고도서를 읽으면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이론적으로 듣고 배운 것을 직접 그 역사적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었고, 그렇게 이론과 실제가 결합될 수 있었던 경험은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OBOC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흔히 역사를 배우는 이유로 그 과오를 또 범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진부한 해석을 제시하곤 한다. 그러나 진부하지만 정말 오늘날에는 그 과오를 범하지 않고 있냐고 물을 때 현재 우리들은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가? 이전처럼 물리적 피해나 학살은 아니더라도 희생양으로서 이용되는 소수자는 여전히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이렇게 나치가 자행했던 홀로코스트와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홀로코스트, 그 ‘기억’이라는 것의 의미를 OBOC 프로그램을 하면서 배우고 자각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경험을 더 확장시켜 더 많은 이들이 정당하게 인간으로서 대우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