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생태계 바꾸는 따뜻한 기술
환자를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기술보다 앞서
“로봇수술의 근본적인 목표는 최소의 절개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정교함이 가장 큰 장점인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10배 이상 확대한 3차원 화면을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주위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조직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수술시 상처가 작아 출혈과 통증을 줄이고 수술 후 빠른 회복과 걷기가 가능해 폐렴 등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강석호 센터장은 아무리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로봇수술일지라도 환자에게 맞지 않는다면 권하지 않는다. 환자 의 치료와 회복 만을 놓고 보았을 때, 가장 최상의 결과라는 결론이 있을 때만 로봇수술을 권유한다고. 로봇수술 이라고 해서 로봇이 혼자 수술을 하는 건 아니다. 로봇 손과 의사의 손이 일체화되어 집도를 하는 개념이다.
“전립선 등은 위치적으로 개복을 해도 잘 보이지 않아요. 특히 골반이 작은 동양인의 경우는 더욱 어렵죠. 이런 경우 로봇은 아주 훌륭한 조력자가 됩니다. 의사의 손떨림 방지는 물론, 혈관, 혈류흐름, 조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 고 수술 중 정상조직과 암 조직의 육안 식별이 쉬워집니다. 현재 전립선암의 경우는 70% 이상을 로봇수술로 전환하 고 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로봇수술의 장점은 수술 이후 환자분의 회복속도와 만족도입니다.” 강석호 센터장은 기술의 발전이 곧 의료의 미래인 동시에 첨단 테크놀로지의 목적 또한 오직 환자를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난이도 높은 수술 피하지 않고 최초의 역사 써내려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환자의 안전
일부 병원에서는 왜곡된 로봇수술문화로 간단한 수술에도 로봇수술을 권하는 등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사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안암병원은 로봇수술에 대해 의료진에게 별도의 인센티브가 없다. ‘수익성에만 매달리지 않고 오직 환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질환과 적응증만 생각한다’는 신념은 로봇수술을 처음 도입한 2007년부터 지켜져 왔다고. 강석호 센터장은 “대학병원이 라면 중증 질환의 수술을 잘해야 하는데, 고대 안암병원은 중증도와 다양성을 고려한 수술을 선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또한 로봇센터는 2007년도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세브란스에 이어 로봇수술을 도입해 많은 분야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가며 고대 정 신을 이어가고 있다. 대장항문외과 김선한 교수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직장암 로봇수술법은 세계적인 표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비뇨기과 천준 교수는 슈프링어사에서 발 간하는 로봇비뇨기수술 교과서 일부를 집필하고 4대륙에 동시라이브서저리를 중계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명의다. 비뇨기과 강석호 교수 역시 로봇 근치적 방광 절제술 및 총체내 요로전환술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해 최다 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방광암 분야 명의로 수차례 선정되었다.
로봇수술센터는 로봇시뮬레이션센터를 운영하며 국내외 의료진들의 로봇수술 숙련도를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로봇수술 인증 시스템’을 엄격히 실시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강석호 센터장은 “로봇수술을 할 수 있는 자격 심사가 매우 까다로운데 ‘로봇수술 인증위원회’의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개복 및 복강경 수술 경험이 충분해야 하고, 동물시험 등 연수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더라도 로봇수술 초기에는 전문 의료진 참관하에 로봇수술이 진행되도록 해, 환자의 안전을 위한 철저 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맞춤형 미래의학 기술이 적용될 ‘고려대 최첨단융복합의료센터’ 조감도
로봇 다음의 로봇,
원격 로봇 수술 시대 준비해야
2001년, 프랑스 소화기암연구소(이하 IRCAD) 자크 마레스코(Jacques Marescaux) 교수는 당시로써 혁신적인 ‘원격 수술’에 성공했다. 뉴욕 맨해튼에서 수 천 킬로미터 떨어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병원에 68세 여성 환자 의 담낭을 로봇을 이용해 떼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공간의 차이를 극복한 이 수술은 1927년 미국에서 프랑스 파리를 쉬지 않고 단독 비행한 찰스 린드버그의 이름을 따 ‘린드버그 수술’로 불리었다. 이러한 원격 수술이 현재의 로봇 수술로 발전하였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수술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시도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중 국과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4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중국 전역에는 158개의 온라인 병원이 생겨났다. 온라인 병원은 실제 병원을 기반으로 인터넷 기술을 이용, 온라인을 통해 문진· 자문· 진료· 처방 등이 모두 가능한 병원이 다. 한편 2015년 원격진료를 전면 도입한 일본은 최근 원격 수술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인터뷰 말미 강석호 센터장은 이 말을 남기고 환자를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과학 기술의 변화는 인간의 불안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로봇수술의 도입은 우리보다 늦었지만 원격 진료와 원격 수술까지 허용하기로 한 일본의 사례는 우리 의료 계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개복수술의 역사는100년, 복강경 수술은 20년, 로봇수술은 이제 15년 정도입니다. 급격한 의료기술의 변화는 앞날을 예측하기 힘듭니다.”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대한민국 로봇수술의 발전을 선도한 오늘의 역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학발전의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혁신과 발전을 거듭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