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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겯고 다함께, 소리 맞춰 저 멀리 - 고려대 응원단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1775
  • 일 자 : 2019-05-16


The Bright Youth
어깨 겯고 다함께, 소리 맞춰 저 멀리 - 고려대 응원단

 


‘전통’이란 말을 빼고 그들을 설명할 수는 없다. 고려대응원단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인 보연전 시절부터 시작됐다. 나라 뺏긴 민족에게 희망과 용기를 선사하던 ‘초심’이, 전통의 물줄기를 타고 오늘도 면면히 흐르고 있다. ‘문화’라는 말을 빼도 그들을 설명할 수 없다. 팍팍한 현실에 놓인 이 땅의 청춘들에게 응원이라는 이름의 문화를 선사하는 사람들. 그들의 뿌리 깊은 자부심 속으로 지금 들어간다.

또 하나의 종목, 응원

연결감과 몰입감은 인간에게 최상급의 행복을 선사하는 감정들이다. 전자가 타인과 하나 될 때 느끼는 기분이라면, 후자는 자신과 하나 될 때 느끼는 심정이다. 그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갖게 해주는 것이 다름 아닌 응원이다. ‘하나일 때’ 생겨나는 행복감을 공유하고 전파하면서, 청춘의 한 페이지를 그들은 눈부시게 장식 중이다.



‘그 행복’은 새봄부터 시작된다. 매년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자마자 열리는 ‘응원 새로배움터’는 이제 막 고려대에 첫 발을 내디딘 새내기와 편입생, 새 출발을 하는 복학생 등이 응원을 배우고 즐기는 자리다. 서울캠퍼스에서 한 번, 세종캠퍼스에서 한 번, 그리고 합동으로 또 한 번. 서로 어깨를 겯고 뜨거운 함성을 내지르면서 고려대만의 응원문화를 공유해간다. 그 열기를 온도로 표현하면 ‘끓는점’을 간단히 뛰어넘는다. 글자 그대로 ‘새봄’을 맞이하는 셈이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함께하는 상반기 합동응원오리엔테이션도 3월의 중요행사에요. 두 학교가 번갈아 진행하면서, 서로의 응원가와 응원동작을 선보이며 응원실력을 겨루는 시간이에요. 지난 3월 15일 우리 학교에서 열기로 한 합동응원오리엔테이션은 비가 와서 못했어요. 그럴 경우 행사가 취소되는 게 보통인데, 4월 12일 연세대에서 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어요. 합동응원전이라는 의미도 있고, 단원들이 그동안 연습한 것도 보여주고 싶어서요. 미뤄진 만큼 더 좋은 모습 보여주기 위해 신나게 연습하고 있어요.”



5월엔 아주 큰 행사가 그들을 기다린다. ‘지·야의 함성’이 그것이다. 대동제 기간에 선보이는 이 행사는 고려대응원단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응원제 프로그램이다. 연예인을 초청해 흥미를 유발하는 것 못지않게, 그들은 응원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3월 응원의 주제는 ‘동화’였고, 5월 응원의 주제는 ‘더 드림’이다. 오늘의 응원이 인생의 아름다운 동화가 되기를, 지금 이 시간을 계기로 자신의 꿈을 크게 키워가기를…. 응원단의 바람이 그 때 그 때의 응원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응원단의 가을은 정기 고연전 응원과 함께 시작된다. 고연전의 경기종목은 다섯 개가 아니라 여섯 개다. 응원이 ‘또 하나의 종목’이기 때문이다. 승리했을 때는 물론 패배했을 때조차도, 함께했던 순간의 기쁨은 모두의 가슴에 오롯이 남는다.

“비정기 고연전도 많아요. 갑작스런 일정이 잦기 때문에 언제든 대기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그 밖에 각종 교내 행사나 교우회 선배들의 모임에서도 우리를 자주 초청해주세요. 응원 지도를 통해 참석자를 하나로 모으는 게 우리의 역할인데 그 시간도 아주 즐거워요. 이런저런 행사를 다 합하면, 1년에 약 50-60회 정도 참여하는 것 같아요.”

연습은 일주일에 네 번 모여서 한다. ‘지·야의 함성’을 앞두고는 매일 모여 훈련을 하고, 여름방학 때도 초반 며칠을 빼곤 수시로 나와 합을 맞춘다. 개인시간이 거의 없지만 별로 아쉽지는 않다고 네 사람은 입을 모은다. 그로 인한 속상함보다, 응원으로 얻는 즐거움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염’



고려대응원단엔 이곳만의 독특한 특징들이 몇 개 있다. 먼저 ‘음악부’의 존재다. 교내 음악동아리와 합동공연을 하는 여타 대학과 달리, 고려대는 응원단 내에 음악부를 두고 모든 응원곡을 현장에서 직접 연주한다. 음악부의 라이브연주 덕분에 음원을 틀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현장감을 맛볼 수 있다. 신곡도 매해 서너 곡씩 발표한다. 응원단을 ‘종합예술단’이라 불러도 좋은 이유다. ‘기수부’가 응원단 내에 존재한다는 것도 고려대응원단의 자랑이다. 음악부와 기수부와 동작부가 한 응원단 안에 있으니 훈련일정을 맞춰 그 때 그 때 같이 연습하는 것이 가능하다. 완벽한 응원호흡과 신속한 문제해결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어깨동무’ 응원이 많다는 것도 고려대만의 특징이다. 나이와 성별, 학번에 상관없이 서로 어깨를 겯고 하나로 소리를 모으는 순간들. <민족의 아리아>와 <뱃노래>는 바로 그 집단성이 잘 반영된 곡들이다. 맞닿은 어깨로 뜨거운 감정이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염’의 순간이다.

▲고려대응원단

응원단장 이형석(환경생태공학부 14), 음악부장 고병수(경제학과 16), 부단장 신상준(통일외교안보전공 17), 부단장 이수형(지구환경과학과 17)

“1,2학년 때는 관중석의 학생들이 ‘무더기’로 보였는데, 지금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이 눈에 들어와요. 학생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요.” 이형석 응원단장(환경생태공학부 14)의 얼굴에 만족감이 가득하다. 이수형 부단장(지구환경과학과 17)은 응원제가 하나의 가족행사다. 지난해 3월 ‘응원 새로배움터’에 구경 온 그의 가족들은 그날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 다른 응원행사에도 계속 참석하고 있다. 가족 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졌음은 물론이다.

“지·야의 함성 땐 무려 2만 명의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요. 웬만한 가수의 콘서트규모를 간단히 뛰어넘는 수치죠. 겨우 20대 초반에 그 황홀을 경험하고 있어요. 축복이라 생각해요.” 고병수 음악부장(경제학과 16)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다. 신상준 부단장(통일외교안보전공 17)은 ‘좋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응원단 최고의 자랑으로 꼽는다. 매일같이 만나도 한결같이 반가운 단원들은 물론이고, 자신들이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선배들이 그는 정말 고맙다. “응원단 선배만이 아니에요. 교우회 행사에 초청받아 가면 각 분야에서 활동 중이신 40-50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나요. 그분들에게서 배우는 게 참 많아요. 응원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있어요.”

응원은 ‘직접’ 만나서 ‘함께’ 즐기는 문화다. 온라인으로 웬만한 것들을 해낼 수 있는 시대에도, 응원만큼은 사람과 사람이 몸소 접촉하며 서로의 체온을 나눠야 한다. 단원들끼리의 교감도 그렇지만, 선수들이나 교우들과의 교감도 짜릿하다. 응원으로 마음을 섞는 모든 순간들이 그들을 행복하게 한다.

“올해 응원단의 슬로건이 이거예요. ‘응원은 우리를 이끌고, 우리는 그 응원을 이끈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끄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이끈다는 게 참 뜻깊은 일인 것 같아요. 교우들 곁으로 한걸음 더 가까이 가고 싶어서 얼마 전 온라인캐릭터 ‘호돌이’를 만들었어요. 응원단의 소소한 일상을 우리 호돌이가 친절하게 전해드릴 거예요.” 가볍게 소통하고 뜨겁게 교감하는 꿈. 응원으로 누군가를 응원하는 그들의 꿈이, 봄꽃처럼 환하게 피어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팀
Tel: 02-3290-1063 E-mail: hongbo@korea.ac.kr 수정일자 :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