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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하모니로 음대의 빈자리를 채워준 고려대 관현악단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269
  • 일 자 : 2018-11-29


동아리
따듯한 하모니로 음대의 빈자리를 채워준 고려대 관현악단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은 지치고 메마른 마음을 위로해주고 촉촉이 만져주는 훌륭한 치료제가 되곤 한다. 음대가 없는 고려대는 아주 오래전 음악 불모지라 불렸었다. 음악적 정서가 결핍된 무뚝뚝한 남성적 이미지의 대학에 음악적 DNA를 깨워 아름다운 선율과 하모니의 감동을 준 관현악단의 탄생은 고려대인들에게 선물과도 같았다. 1971년 30여 명의 동호인이 만든 현악부에서 출발해 1983년 마침내 관현악단이 창단되고 오늘에이르기까지. 50여 년의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한 가지는 음악에 대한 고려대인들의 열정과 지치지 않는 도전일 것이다.

50여 년을 한결같이 이어져온 힘

1970년 현악부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실내악부를 거쳐 현재의 오케스트라까지 발전되어 온 고려대학교 관현악단. 오래된 역사와 탄탄한 화합을 자랑하는 이들은 지난 9월, 46회에 달하는 정기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연주회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성공적인 연주회였어요. 서로 음정과 박자도 잘맞고, 실수없이 서로 소리가 조화를 잘 이뤘죠. 마치 평소 모의고사는 잘 못 보다가 수능을 잘 본 느낌이랄까요(웃음). 객석도 거의 꽉찼을 만큼 관객들도 많이 오셨고요.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이 고장나는 바람에 찜통같은 연습실 안에서 방학 내내 단원들이 너무 고생 많이 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서로가 일종의 전우애 같은 게 생긴 것 같아요. 연주회가 끝나고 그간 연습한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감정이 벅차올라 많이들 울었어요.”



관현악단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군(전기전자공학부, 17학번)은 모든 정기연주회가 그렇지만 특히 이번 정기연주회는 단원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악기들이 모여서 하나의 좋은 소리를 탄생시켰을 때 느끼는 뿌듯한 쾌감은, 아마 오케스트라 안에 몸담아 보지 않은 이라면 상상도 못할 벅찬 감정일 게다. 그것을 위해 이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고, 나누어 기꺼이 이 의미있는 하모니에 동참한다.

“거의 매주, 매일 연습이 있어요. 월요일은 드라마나 영화 OST 등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는 곡 위주로 연습하는 팝스오케스트라, 수요일은 관악기 연습, 목요일은 현악기 연습, 금요일은 다 같이 모여 교향곡을 연습하죠. 일 년에 두 번 있는 정기연주회에 참여하려면 정단원이 되어야 하는데, 금요일에 하는 전체 연습을 학기 중에 최소한 3회 이상은 나와야 정단원이 될 수 있고 연주회 참여 자격이 주어져요. 그런 식으로 정단원을 5학기 이상 하면 종신단원이 되는 자격이 주어지고요. 그런데 정단원이 됐다고 해서 모두 연주회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연주회 연습에 4번 빠지면 바로 자격이 상실되죠. 하지만 중간에 자격 상실되는 단원들은 거의 없어요. 다들 처음에 연주회 하겠다고 나서면 그럴만한 각오를 하고 시작하니까요.”



총무를 맡고 있는 조영준 군(컴퓨터학과, 18학번)은 방학 때는 거의 매일 나와서 연습해야 하기에 많이 힘들지만 다들 성실하게 끝까지 연습하고 연주회에 임한다고 말한다.

이렇듯 나름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단원을 관리하고 충실히 연습해왔기에 지난 50여 년간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흔들림없이 성장해왔으리라. 아마추어지만 그 어느 프로보다도 뜨거운 열정과 오롯한 성실함은 매번 정기연주회 때마다 객석을 꽉 채우는 성과로 빛을 발해왔다.

실력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창단 이래로 현재까지 약 8백 여 명의 단원들이 거쳐 갔다는 관현악단은 현재 60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이다. 지난 2005년 고려대학교 백주년을 기념한 연주회에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고려대 관현학단은 1992년 졸업한 관현악단 출신들이 모여 만든 ‘고우오케스트라’와 함께 매년 한 번씩 정기 연주회를 개최 하고 있다. 50대의 나이 지긋한 선배도 참여할 정도로 탄탄한 선후배 팀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이들은, 정기연주회때면 시간을 초월해 선후배가 어우러진다.

“우리 관현악단을 통해 음악뿐만 아니라 사람을 얻었다고 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으세요. 학과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폭넓은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좋은 음악을 했던 경험이 사회인 오케스트라로 쭉 이어져 갈 수도 있고요. 연주회 때마다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시는 선배님들도 참 감사해요. 이번 연주회 때 저는 무려 8살 차이가 나는 선배님과 친해졌는데 좋은 인연이 생긴 것 같아참 좋습니다. 이런 특별하고 고마운 기회가 주어지는 동아리도 흔치 않죠.”



관현악단을 하면서 좋은 음악보다 더 소중한, 좋은 사람을 얻었다는 이들은 그래서인지 실력으로 사람을 가르지 않는다는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다.

“다른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는 오디션을 봐서 실력으로 사람을 뽑는 곳이 많은데 저희는 그렇지 않아요. 음악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와서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열린 오케스트라가 저희 관현악단의 지향점이거든요. 악기가 없어도 괜찮아요. 선배님들이 기부해 주셨거나 기증받은 공용악기들이 많이 있어서 함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와서 레슨 받을 수도 있고요. 우리 대학은 음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이렇게 뛰어난 실력과 열정을 갖추고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단원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이런 마음이 밑바탕이 돼서 지금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의 성과물을 같이 낸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이들은,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음악으로 하나의 마음을 이루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을 관현악단의 가장 큰 자랑으로 꼽는다. 공통된 관심사로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이런 종류의 기쁨은 앞으로 살면서도 쉽게 누릴 수 없으리란 생각에, 가능한 많은 이들이 함께 이 기회를 누렸으면 좋겠단다. 소리로 마음을 공유하는 이들의 열정이 앞으로도 계속 꺼지지 않고 빛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