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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죽음’을 밝혀 ‘인류의 살림’을 이끌다 -수당학술상 수상한 생명과학부 최의주 교수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1009
  • 일 자 : 2018-09-18


KU The Future
‘세포의 죽음’을 밝혀 ‘인류의 살림’을 이끌다
-수당학술상 수상한 생명과학부 최의주 교수

 


생명과학은 ‘살림’의 학문이다.
생명 현상을 탐구해 본질을 밝히고, 그 성과를 질병치료나 환경보존 등에 응용토록 하기 때문이다.
최의주 교수는 세포의 ‘죽음’을 연구해 인류의 ‘살림’에 공헌해온 과학자다.
20여 년간의 세포사멸 연구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그 분야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아왔다.
그가 발견한 유전자와 그가 밝혀낸 기전들이 관련 질병의 정복을 앞당기고 있다.
지금 쏘아올린 별이 우리의 미래에 먼저 가서, 환한 외등을 밝히고 있다.

암・치매 치료의 기초원리 연구하는 국가석학



산더미 같은 논문이 없다면 그의 연구실이 아니다. 손님을 맞기 위해 어느 정도 ‘정리’한 게 이 정도다. 생명의 비밀을 풀어줄 아주 사소 한 단서라도 찾아내기 위해, 그는 날마다 광 활한 논문의 바다를 헤엄친다. 자신이 발표한 논문도 120편 가량 된다. 그의 논문이 인용된 사례는 자그마치 6,755회(구글 학술검색 기 준). 그가 ‘Faculty of 1000(전 세계에서 생명 과학 분야를 이끄는 선도과학자 단체)’의 세 포사멸 분야 Faculty Member로 15년간 활동 해온 것이나, 독창적인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1년 한국과학상, 2010년 동헌생화학상 등을 수상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06 년엔 국가석학(Star Faculty)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크 게 공헌한 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제27회 수당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초과학, 응용과학, 인문사회 3개부문 중 기초과학부문을 수상 한 최의주 교수는 세포사멸 연구를 기반으로 퇴행성 뇌질환, 암 등 주요질환의 발병기전을 규명하고 세포사멸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시 아(CIIA)’를 발견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연 구로 생명과학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 았다.

“세포사멸 연구는 말 그대로 세포가 어떻 게 죽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이에요. 세포사멸 에 어떤 유전자가 어떤 작용을 하고 그 유전 자가 어떤 단백질로 이루어져있는지, 세포사 멸 현상의 조절기전을 밝혀내는 일입니다. 잘못 발생된 세포사멸은 퇴행성뇌질환, 암, 염증 질환 등의 발병원인으로 작용해요. 세포가 어 떻게 죽는지를 안다면 세포를 인위적으로 죽 이거나 죽지 않게 하는 것이 가능하게 돼, 세 포사멸이 관여하는 질병들의 치료와 예방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세포사멸 연구보다 ‘세포 신호전달’ 연구 가 먼저였다. 세포 신호전달은 세포 밖의 다 양한 환경에서 오는 자극에 대해 세포가 어떻 게 반응하는지를 밝히는 연구 분야다. 서울 대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공 학 석사를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하 버드대에서 생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3년간 의 연구원생활을 그곳에서 했다. 10년간의 미 국유학 기간 동안 그가 연구했던 것이 세포 신호전달 분야다. 그런 그가 세포사멸이라는 ‘샛길’로 눈을 돌린 것은 1990년대 초반 귀국 을 앞두고였다. 미국에 비해 연구 환경이 열 악했던 당시의 대한민국에서, 어떤 주제로 연구하는 것이 생명과학자로서의 최선일까 깊 이 고민했다. 그 무렵 세포사멸 현상은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매우 중요한 현상임에도, 그 조절기전에 대한 것들이 거의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그쪽으 로 방향을 선회했다. 새로운 ‘외길’의 시작이 었다.

“외부로부터 다양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세포는 사멸될 수 있어요. 한국으로 돌아 와 수행한 첫 번째 연구에서 ‘세포사멸을 촉 진하는 스트레스 신호전달을 세포 증식 제어 인자가 조절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의 연 구 결과를 ‘네이처’ 지에 발표했습니다. 1996 년에 발표된 이 연구논문은 한국에서 발표된 생명과학 분야 논문 가운데 네이처 지에 게재 된 첫 번째 사례예요.”

 

사람을 ‘살리는’ 연구 외길 20여 년

그로부터 22년간 그는 세포사멸에 대한 다양 한 조절기전과 새로운 제어인자들을 발견하 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데 온힘을 기울여왔 다. 그가 새로 발견한 세포사멸 억제유전자 들 가운데 CIIA(시아)는 암과 허혈성뇌질환 등 주요 질환의 발병과정에서 중요한 조절인 자로 기능하고 있음이 밝혀져, 현대인의 난치 병 정복에 ‘파란 신호등’이 돼줬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세포사멸이 발병기전에 깊이 관 여하고 있는 퇴행성뇌질환, 그 가운데서도 희 귀·난치성 근육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경화증)에 대한 원인 규명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몇 년 전 그의 연구팀은 루게릭병 발병 과정에 서 MST1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 실을 처음으로 규명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동안 루게릭병 연구자들 은 루게릭병 유발 유전자인 SOD1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SOD1 유전 자 변이에 따른 스트레스 때문에 MST1이 활 성화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2013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지 (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질병의 매개 인자로서 MST1 단백질의 중요성이 밝혀지 면서, 다른 퇴행성뇌질환인 노인성치매, 파킨 슨병, 헌팅턴병의 발병기전을 밝히는 데도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

“제 연구의 목표는 저의 연구결과를 기반 으로, 세포사멸 관련 질병에 대한 새로운 제 어방법을 제시하는 거예요. 과학자에겐 ‘남보 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아요. 남들이 무 엇을 연구하는지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의 길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야 해요. 특 히나 생명과학자에겐 당장의 성과보다 멀리 바라보고 깊이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흔들림 없는 ‘외길’ 연구가 어디에서 비롯 되는지 비로소 알아낸 셈이다.

그의 세포사멸 연구가 날개를 단 건 1997 년 고려대 부임과 함께였다. 부임한 그 해 고 려대 세포사멸연구센터 소장을 맡은 그는 같 은 해 과학기술처의 창의적연구진흥사업에 선정돼 세포사멸연구단 단장을 맡았다. 세포사멸과 관련한 연구논문들이 고려대라는 테 두리 안에서 대거 탄생했다. 쉽지 않은 연구 의 길을 꿋꿋이 함께 걸어준 제자들에게 그는 언제나 강물처럼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현 재 그와 나란히 길을 걷는 세포사멸연구실 제 자들은 여성 연구자들이 대부분이다. 잔잔한 웃음이 끊이지 않고, 부드러운 눈빛이 수시 로 오고간다. 생명과학은 무릇 ‘살림’의 과학 이다. 사람을 살리는 연구가, 이 따뜻한 실험 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괜스레 마음이 놓이고, 덩달아 웃음이 솟는다.


최의주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현대기아 자연과학 석좌교수(2005.03~2008.02)
고려대학교 세포사멸연구센터 소장(1998.03~2006.02)
국가석학 선정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학술진흥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