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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뇌를 연구하는가?
  • 글쓴이 : 고대TODAY
  • 조회 : 3713
  • 일 자 : 2018-04-23


Question
우리는 왜 뇌를 연구하는가?

 

Question 우리는 왜 뇌를 연구하는가? Answer 이성환, 김성일, 김학진

인간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뇌.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변화를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 인간의 뇌를 충분히 알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
뇌연구를 이용한 다양한 학문분야의 대안과 해법,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생각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고려대학교 내에도 뇌를 연구하는 다양한 학문분야가 존재한다.
뇌공학과, 심리학과, 교육학과 등 각 분야에서 연구하는 뇌 이야기를 통해,
고대가 가져올 미래사회의 희망과 변화를 전한다.

뇌공학은 인간을 더 인간답게,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하는 기술

- 뇌공학과 이성환 교수


 
뇌공학은 뇌를 바탕으로 한 테크놀로지, 즉 브레인 엔지니어링(Brain Engineering)입니다. 뇌를 공학적으로 연구하고 응용해서 세상에 필요한 기술을 만들어 내보자 하는 관점에서 출발한 학문이죠. 뇌의 고수준 정보처리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실세계와 지능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인공 시스템에 구현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뇌공학입니다. 요즘 이슈되는 인공지능은 사실 과거에도 있었어요. 이걸 좀더 포괄적인 시각으로 보면서 뇌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패턴인식, 뉴럴 네트워크(Neural Network), 비전(Vision) 등 공학적인 응용을 더한 것이죠. 십년 전만해도 이런 연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이런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보이기에 기업이든 정부든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물론이고요.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하나의 큰 축이고 인공지능은 거기에서 뻗어 나온 큰 줄기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인공지능은 뇌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이 무척 중요하게 될 것이고요.
사람의 정보처리 모델을 바탕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것을 돌파하려면 사람에 대한 이해 즉 뇌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가 얼마전 나온 컬링로봇입니다. ‘컬브레인’이라고 이름붙인 이것은 빙판 위의 체스인 컬링의 알파고인 셈이죠. 컬링은 바둑과는 다르게 불확실성이 산재하고 경우의 수가 무한대라 컨트롤이 훨씬 복잡합니다. 그걸 프로그래밍하는 건데 카메라를 통하여 스스로 경기 상황을 인식한 후 딥러닝을 활용하여 경기전략을 수립하고 빙판 위에서 주행하며 경기 수행이 가능합니다. 인간과 같은 고차원적 사고가 필요한 인공지능이 로봇 제어에 성공적으로 융합된 사례라 더욱 의미가 깊죠. 또한 가전제품 등 외부 환경을 제어하는 BCI, 즉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과제를 진행중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뇌파를 인식하고 그대로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만드는 거죠. 현재 여러모로 인공지능기술의 고도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한계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학문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세상이 필요한 기술을 만드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뇌를 바탕으로 한 테크놀로지인 뇌공학은 인간을 보다 행복하게, 세상을 보다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뇌에 대한 이해가 미래 교육을 바꾼다
-교육학과 김성일 교수



모든 학습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니만큼, 뇌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어요. 뇌를 이해해야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방법을 제대로 만들고 적용할 수 있죠. 그래서 저희는 학습자의 뇌 발달에 맞춰서 교과목을 구성하고, 교육환경을 설계하면서 학습자의 뇌에 따라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은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연구합니다. 즉 심리학이나 뇌공학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다르게 학습자의 뇌 변화를 가져오는 교수학습방법이나 교육방법 설계, 그에 따른 뇌 발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거죠. 최근 들어 신경교육학 즉 ‘뉴로에듀케이션(Neuro Education)’이란 영역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희 연구진은 주로 학습자의 동기를 연구하는데, 내재적으로 즐거워서 하는 동기인지 타인의 인정과 보상을 받으려는 동기인지, 이게 뇌에서 같은 기제인가 다른 기제인가 하는 논란이 많거든요. 결국 호기심을 가장 강력한 동기 상태로 간주하고, 호기심이 어떻게 생겨나고 사라지는지, 호기심의 개인차,호기심에 관한 뇌기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습자의 호기심 유발 기제가 밝혀지면 호기심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교수, 학습, 평가 방식을 개발하여 이를 학습현장에 적용할 수 있겠죠. 원래 제 연구테마가 ‘재미는 어디서 오는가’였어요. 학습욕구를 불러일으키는 흥미와 동기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재미는 정서적으로 만족하는 상태인 반면 호기심은 지적으로 배고픈 상태라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호기심을 해결할 때 사람들은 즐거움을 느끼고 그 순간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쾌감영역이 활성화 되거든요. 이러한 순간적인 호기심이 지속적인 흥미로 어떻게 발전하는지가 현재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이런 것들이 개인의 특성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학습자의 호기심을 어떻게 유발시켜 줄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거죠. 그러면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의 호기심이 증진되는 신나고 즐거운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뇌를 알지 못하면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 면에서 교육학만큼 뇌연구가 중요한 학문도 없습니다.

과학의 창으로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을 보다

-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


 

우리 뇌 속의 신경세포가 활동하면 산소공급이 필요해집니다. 그리고 산소를 포함하고 있는 헤모글로빈이 그 쪽으로 모여들죠. 이러한 변화를 MRI 장비로 추적함으로써 인간의 공감, 도덕성, 이타행동 등 다양한 사회적 행동들의 뇌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실험의 참가자들은 MRI장비 안에 들어가 고글을 쓰고 다른 사람과 간단한 게임을 합니다. 이 게임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행동이나 상황을 만들어 감정을 유발시킬 수 있도록 만든 게임이죠. 그리고 참가자들이 그 게임을 하는 동안 어느 곳에 위치한 신경세포가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관찰하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나 감정반응의 이유를 과학적으로 밝혀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 연구는 바로 윤리소비연구인데요. 이 실험에서 참가자는 MRI기계 안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보고 구매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판단합니다.
제품들 중에는 사회적 기업제품과 일반기업제품이 있는데, 연구자가 참가자의 선택을 지켜보겠다고 하면 사회적 제품의 구매, 즉 윤리소비가 증가되죠. 이 때 뇌반응을 측정한 결과, 선택을 위한 가치계산을 담당하는 뇌부위가 감정에 주로 관련된 뇌부위와 기능적 소통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평판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이타적 행동이 증가하는 이유를 뇌과학적인 수준에서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 밖에도 도덕적 판단, 동조행동, 집단갈등 등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뇌과학적 수준에서 규명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뇌과학은 인간의 본성을 훨씬 더 객관적으로 정교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창문의 역할을 할 수 있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인간본성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토대로, 심리치료, 교육 및 정책결정 등 현실적인 사회적 문제해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원래 심리학은 과학적인 연구방법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고 출발한 학문입니다. 객관적으로 인간의 심리상태를 측정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연구방법을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죠. 그래서 가장 최근에 도입된 것이 바로 뇌과학적 연구방법입니다.

 

뇌를 연구한다는 것은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


 

뇌공학은 의료응용과 지능응용으로 나뉩니다. 이게 곧 뇌를 연구하는 목적이죠. 우리는 거시적, 기능적으로 뇌를 보고 뇌를 연구합니다. 결국 뇌공학과 인공지능이 꿈꾸는 세상은 인간을 더 인간답게, 보다 더 풍요롭게 만드는 삶을 살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거죠. 노동을 대체하는 로봇으로 생산성을 올린다든지, 걷지 못하는 사람이 로봇으로 인해 걸을 수 있는 등 이러한 모든 것을 통해 보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면서 즐거움을 갖게 되는 세상이 오는데 뇌공학이 도움을 줄 수 있고, 바로 거기에 뇌공학을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 겁니다.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좋은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현해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뇌공학이 꿈꾸는 세상입니다.(뇌공학과 이성환 교수)

교육현장에서 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되면 지금과 같은 형태의 학교는 사라질 것입니다. 굳이 4차 산업혁명이 아니어도 이미 변화가 나타나고 있죠. 교수자를 대체해서 정보를 주고 가르칠 수 있는 인공물들이 많아지니 결국 교수자의 주된 역할은 피드백 제공과 흥미와 동기유발이 될 것입니다. 즉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놀이터와 같은 학습환경이 중요해질 것이고, 학습자는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해내는 데 더 집중하면서 보다 창의적인 문제해결과 관련된 뇌를 활성화시킬 수 있겠죠. 나아가서 개인의 뇌 변화 과정에 적합한 다양한 환경 설계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각자에게 맞는 커뮤니티의 선택을통해 개인의 맞춤을 생각하고 뇌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교육학과 김성일 교수)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생존할 수 있고 즐거움도 얻지만 그 관계때문에 괴로와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와 타인 간의 관계속에서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학문분야가 바로 사회신경과학(Social Neuroscience)이며 동일한 현상을 연구하는 다른 학문들과는 전혀 다른 관점과 통찰을 제공해줄 수 있습니다. 사회신경과학 연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좀처럼 쉽게 마주하기 어려운 내 속에 있는 진짜 나의 모습을 끄집어 내어 만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긴 여정에서 덤으로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해결책들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사회신경과학 연구는 잘못된 상식들에 가려져 있던 인간본성의 객관적 실체를 보여줌으로써, 작게는 개인들 간의, 그리고 크게는 집단들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심리학과 김학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