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재 교수팀, 견고한 분자로 기계적 힘에 감응하는 고분자 개발 가능성 제시

기계적 힘 이용한 아지리딘 분자의 신규 반응경로 발견

▲ 왼쪽부터 이과대학 화학과 윤효재 교수, 정상민 학생

이과대학 화학과 윤효재 교수 연구팀은 기계적인 힘에 감응하는 신규 고분자를 합성하여 “아지리딘(aziridine)” 분자의 새로운 화학반응 경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활성 아지리딘 분자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견고한 구조를 가진 분자도 기계적 힘에 감응할 수 있음을 동시에 보였다.

한국연구재단 지원(개인기초연구사업 및 중점연구소지원사업)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는 독일화학회에서 발간하는 세계적인 화학분야 권위 학술지인 Angewandte Chemie (Impact factor : 12.257) 1월 12일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 Mechanical Force Induces Ylide-Free Cycloaddition of Nonscissible Aziridines
※ 저자 정보 : 정상민 (고려대학교, 제1저자), 윤효재 (고려대학교, 교신저자) 총 2명

산업적으로 사용되는 거의 대부분 화학 반응들은 열 혹은 빛 에너지에 의존한다. 반면에 기계적 힘에 진행되는 화학 반응, 특히 초음파(ultrasound)를 이용하여 진행되는 화학반응은 아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은 도전적인 학문분야이다.

윤효재 교수 연구팀은 고분자 산업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에폭시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지난 수년간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에폭시 물질에서 핵심이 되는 에폭사이드(epoxide) 작용기를 유사 구조를 가진 아지리딘(aziridine) 작용기로 대체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며 연구를 진행하던 중, 아지리딘을 내포하는 신규 고분자를 합성하여 초음파에 감응하는 화학반응을 연구했다. 그 결과, 열과 빛에서 진행되는 일반적인 아지리딘의 고리화첨가(cycloaddition) 반응 경로와는 다른 반응 경로로 반응이 진행됨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고리화첨가 반응은 ylide를 형성한 후 고리화첨가 반응이 진행되지만 기계적인 힘에 의한 반응의 경우 ylide를 형성하지 않고 진행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새로운 유기화학 반응의 경로를 발견하는 것은 화학반응의 메커니즘 연구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연구이다. 새로운 반응 경로의 발견은 기존의 합성방법으로 만들지 못했던 다양한 기능성 유기분자들을 합성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파급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방법으로 도달할 수 없었던 반응 경로를 관측하고 연구하는 것 자체도 학문적으로 매우 큰 의의를 가진다 할 수 있다.

견고한 분자 구조도 기계화학(mechanochemistry)에 쓰일 수 있음을 선보여

그동안의 기계화학(mechanochemistry) 연구는 대개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높은 에너지의 화학 구조에 크게 의존했다. 연구에서 사용된 아지리딘은 매우 견고하고 비활성 분자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견고한 구조를 가진 분자도 기계적 힘에 감응하는 기능성 고분자 개발에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연구의 중요성과 함께 기계화학(mechanochemistry) 연구의 참신성을 인정받아 본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화학분야 권위지인 Angewandte Chemie에 게재 승인을 받았다. 윤효재 교수는 "아지리딘의 구조 변화에 따라 기계화학적 반응의 경로가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향후 새로운 추가 화학반응 경로가 개척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용 어 설 명]
1. 기계화학(Mechanochemistry)
◯ 기계적인 힘에 의해 진행되는 화학반응을 연구하는 분야를 일컫는다. 친환경적인 화학반응의 개발은 물론, 열과 빛에너지에 의해 진행되는 일반적인 화학반응에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새로운 화학반응 경로를 개척할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으나 연구 자체가 매우 어려워 미지의 학문 분야로 여겨진다.

2. 고리화첨가(Cycloaddition) 반응
◯ 파이결합을 가진 두 분자들이 서로 근접한 상태에서 전이 상태를 거쳐 새로운 시그마 결합을 형성하며 고리를 만드는 반응을 일컫는다. 우드워드 호프만 규칙(Woodward-Hoffman Rule)에 따라 진행되는 반응으로써 열과 빛 중 어느 외부 에너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반응 메커니즘이 달라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기계적인 힘을 사용하면 다른 메커니즘이 구현되는 것을 관측하였다.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