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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평생 과일장사하며 모은 전재산 기부한 노부부
  • 글쓴이 : 커뮤니케이션팀
  • 조회 : 18687
  • 일 자 : 2018-10-26


평생 과일장사하며 모은 전재산 기부 의사 밝힌 노부부
“학생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200억 토지 및 건물 기부, 향후 추가 200억 기부의사 전해

 

 

왼쪽부터 김재호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기부자 김영석 선생-양영애 여사 부부, 염재호 고려대 총장.

▲ 왼쪽부터 김재호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기부자 김영석 선생-양영애 여사 부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우리 부부가 50여 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억척스럽게 모은 재산을 대한민국 최고의 사학인 고려대학교에 기부하게 돼서 무엇보다 기쁩니다.”

 

 

10월 25일(목) 오후 5시 고려대 본관에서 열린 기부식의 주인공은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살고 있는 김영석 선생(91)과 양영애 여사(83) 부부다.

휠체어와 지팡이에 의지한 채 천천히 기부식 장소로 들어온 노부부에게서는 그동안의 세월들과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들 부부는 시가 200억 상당의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고려대학교의 학생 교육과 학교발전을 위해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했다. 그리고 이른 시일 내에 추가로 시가 200억 상당의 토지 6필지, 건물 4동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거동과 대화가 불편한 남편을 대신하여 양영애 여사가 말문을 뗐다.  "어떻게 보면 밑바닥 인생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초등학교 교육도 다 마치지 못한 사람이 대학교에 기부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우리 기부가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환히 웃었다.

 

기부자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하는 김재호 이사장, 염재호 총장

 

 

양 여사는 경북 상주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형제자매 중 가장 머리가 좋았지만 초등학교 문턱도 제대로 밟아 보지 못했다. "공부를 안 해도 다른 형제자매들보다 잘 살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심부름 등을 하며 일찍부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양 여사는 23살에 김씨와 중매를 통해 만나 결혼했다. 김씨는 강원 평강군 남면에서 태어나 15살에 부모를 여의고 17살에 월남한 실향민이다. "돈을 벌어 오겠다"며 고향에 2명의 형제를 두고 떠나 왔지만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월남한 이후에 양평에서 머슴살이를 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하면서 6.25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으로 참전한 국가유공자이기도 하다.

 

 

양 여사는 식모살이, 식당 일 등 궂은일을 하며 생계를 꾸리다 1960년대 초 종로5가에서 김씨와 함께 손수레로 과일을 떼어다 팔기 시작했다. 노점에서 몇 년간 장사를 하다가 시장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점포를 얻어 장사를 하게 됐다. 당시 종로 5가 시장통에는 밤에 과일을 납품하는 트럭이 들어왔는데 다른 사람들은 새벽 4시가 넘어서 물건을 떼러 나오지만 자신은 더 좋은 과일을 받기 위해서 매일 밤 12시경에 시장에 도착해서 과일을 구매했다. 당시 청량리부터 서대문까지 전차가 다녔지만 교통비를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전차를 타지 않고 청량리부터 종로 5가까지 1시간 거리를 매일 걸어다녔다. 당시에는 통행금지가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 시장에 가다가 파출소 순경에게 통행금지 위반으로 잡히기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좋은 과일을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양영애 여사는 "산꼭대기에서 월세 생활을 15년 했다. 이것도 30년 된 옷"이라고 자신이 입은 셔츠를 가리켜 보였다. 이같은 성실한 노력이 빛을 발해, 이들이 파는 과일의 질이 좋다는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 몇 년 후에는 시장 상인들의 도움을 얻어 가게도 낼 수 있었다. 개점 후 3~4시간만 지나면 과일이 전부 팔려 나갈 정도로 장사도 잘 됐다.

 

 

▲ 왼쪽부터 박명식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상임이사, 김재호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기부자 양영애 여사-김영석 선생 부부, 염재호 고려대 총장, 유병현 고려대 대외협력처장.

 

 

30년간 과일장사를 하면서 100원이라도 수중에 들어오면 쓰지 않고 그대로 은행에 입금하고, 옷, 신발, 양말 등도 사지 않고 얻어 입으면서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살아 왔다. 알뜰하게 아끼고 모은 돈을 종자돈으로 은행 대출을 얻어 1976년도에 처음으로 청량리에 상가건물을 매입했다. 과일장사를 하면서 번 돈으로 허리띠를 졸라가면서 아끼고 절약한 돈으로 빌린 돈을 갚아나갔고, 주변의 건물들을 하나 둘 더 매입하게 되었다. 빌린 돈의 원리금을 갚기 위해서 생일 한 번 못 챙기고, 남들 다 가는 여행 한 번 가지 못했지만 괘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건물에 입주한 입주업체들은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이니까 임대료를 가급적 올리지 않고 저렴하게 유지해서 오래도록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왔다. 주변 상인들은 입을 모아 "청량리에서 임대료 갈등 없이 상인들이 한자리에서 이렇게 오래 장사한 건물은 여기밖에 없다. 존경스러운 건물주"라고 말한다.

 

 

부부는 지금까지 어디에 기부를 해 본 적이 없다. "장사하고 땅 사고 건물 사느라 벌인 빚 갚느라 현금을 쥐고 있을 새가 없었다"고 했다. 전 재산을 대학에 주자고 이야기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아픈 데가 늘면서부터 였다고. 양 여사는 "남편 정신도 흐릿해져 가고 나도 뇌경색 진단을 받아 더 망설여선 안 될 것 같아 몇 달전 부부가 함께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하며 "기부만큼 즐거운 일이 없네요. 100원, 200원 허투루 쓰지 않았던 돈이라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기부자 부부가 염재호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고려대에 기부하기로 한 데는 고려대 토목공학과 79학번인 아들의 영향도 있었고, 동네와 인접한 고려대가 잘되어야 우리 동네가 잘 살고 나아가 우리 나라의 미래까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부했다. 특히, 젊은 시절에 인촌 김성수 선생이 거액의 사재를 털어 안암동에 고려대학교 부지를 마련하고 건물을 세워 학교를 경영하면서 많은 인재를 키워냈다는 얘기를 듣고 육영사업을 위해 재산을 사용할 수 있다면 보람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노부부 뜻에 따라 기부 받은 건물과 토지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염재호 고려대학교 총장은 “평생 동안 땀흘리고 고생해서 모은 재산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두 분의 고귀한 마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기부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학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날 기부식에는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 염재호 고려대 총장, 유병현 대외협력처장 겸 기금기획본부장 등이 참석해 기부자 부부에게 기부증서와 감사패를 전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영애 여사에게 감사의 인사하는 염재호 총장

 

 

국민의 성원이 모여져 시작했던 고려대의 역사처럼 고려대를 성원하는 기부자가 약 4만 9천명이다. 그 중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는 539명이다. 

고려대는 해외 유수대학들과 같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난 모금과 기부자 예우 등을 체계적으로 실행할 기금기획본부를 2015년 3월 신설하여 ‘미래를 여는 고대, 함께 만드는 고대’, ‘장학금 기부자 감사의 밤’ 등 모금과 예우가 결합된 기부자 초청 행사를 꾸준히 개최해왔다. 또한 예우 강화의 일환으로,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예우 클럽을 크림슨 아너스 클럽(CRIMSON HONORS CLUB)으로 명명하여 짜임새 있는 예우 프로그램과 초청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10억 이상 기부자에게는 고대병원 의료비 전액 면제 등 타 대학과 차별화된 파격적인 예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는 개교 110주년을 맞은 2015년 5월 5일부터 30만 교우(졸업생), 교원, 직원, 학부모, 일반인 등이 십시일반으로 고려대와 학생들을 후원한다는 취지 아래 매월 1만 원 이상 소액 기부하는 캠페인 <KU PRIDE CLUB>을 시행해오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모아진 기부금은 학생들의 생활비 장학금, 교환학생 장학금 지원 등에 쓰여 매년 1,0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에 뺏겼던 ‘시간’과 학업에 집중하고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하고 있다.

 

시행 후 넉 달만에 가입기부자 1,000명을 돌파했고, 시행 3년을 맞은 현재(10/25 기준) 가입자는 4,640명, 15,093구좌(약 45억 원)가 모금됐을 만큼 성원의 열기는 매우 뜨겁다. 고려대는 이처럼 고려대와 학생들을 위해 성원, 후원을 이어오는 모든 분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기부문화 정착 및 나눔 교육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고려대는 2015년 성적장학금을 없애고 ‘정말로 필요한 곳’에 장학금이 쓰여야 한다는 철학 아래 대대적인 장학금 개편을 통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필요기반 장학금을 신설했다. 소득분위에 따라 등록금 전액 지원은 물론이고 생활비 장학금, 기숙사비 등을 통해 가정형편이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환학생 장학금, 학부연구생프로그램장학금, 글로벌리더십프로그램장학금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만의 진로를 개척하여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고려대에는 2017년 기준 소득분위 0~3분위에 속하는 학생들이 2만7천여명 재학생 중 17%인 4,7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장학금의 손길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다. 이번 기부와 같은 큰 규모의 기부뿐만 아니라 소액정기 기부캠페인인 KU PRIDE CLUB의 기부금 등 장학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은 학생들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다.


고려대는 이번 김영석, 양영애 여사의 기부를 통해 앞으로 학생들의 주거비 지원을 비롯해 기숙시설 확충 등으로 인한 실질적 주거지원 등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 관련기사 보기 *

- 동아일보 : '평생 과일 장사하며 모은 200억대 재산, 고려대에 기부한 ‘노부부’'

- 조선일보 : '과일가게 30년, 평생 모은 400억… 가난한 학생들 위해 내놓습니다' 

 

 

 

기사작성 :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

사진촬영 : 커뮤니케이션팀 김나윤(nayoonkim@korea.ac.kr)